[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소탐대실(小貪大失)

〈제8보〉(93~114)=대만에선 원생 수 2000명에 달하는 바둑교실이 등장했을 만큼 바둑이 성황이다. 하지만 대만기원, 잉씨바둑교육기금회, 하이펑(海峰)기원 등 주관단체들 간의 주도권 싸움이 발전의 걸림돌. 지난해엔 간판스타 저우쥔쉰(周俊勳) 등 13명이 대만기원으로부터 출전정지 처분을 당했다가 최근에야 풀렸다. 한 중 일에 이은 제4세력인 대만바둑의 미래는 이래저래 주목의 대상이다.

△의 끼운 뒤 101까지는 필연. 97때 백이 101로 단수치면 흑은 98로 차단한다. 백은 귀에서 살겠지만 대신 중앙 제공권이 흑에게 넘어가 택할 수 없는 변화다. 101을 생략할 경우 백이 그 자리에 단수친 뒤 '가'로 젖혀 중앙이 완전 봉쇄돼 버린다. 하지만 101은 먼저 '나'로 응수를 묻는 게 좋았다. 이어주면 백도 무거워져 공격 대상이 되기 때문.

백은 102에 붙여 벼르던 상중앙 흑마 공격에 나섰다. 108 때 109가 국후 패착으로 지목됐다. 참고도 1로 보강, 흑 4점을 미련 없이 버리고 3, 5로 움직여 나왔으면 아직도 충분히 해볼 만했다는 것. 114까지 양단되고 보니 덩치 커진 좌중앙 흑 대마가 거대한 백의 그물에 갇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