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여배우들' 톱스타 대거출연 '이것이 리얼 대사'

어두컴컴한 계단을 허겁지겁 뛰어올라가던 최지우. 갑자기 홱 뒤를 돌아보며 김민희에게 쏘아붙인다. "너 고현정하고 친하지? 쟤 왜 저렇게 '또라이'야?"

'지우히메' 최지우는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잠시 시계를 뒤로 돌려보자. 오늘은 패션지 '보그'의 화보 촬영이 있는 날이다. 고현정 최지우를 비롯해 김민희 김옥빈 이미숙 윤여정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시간이 다 돼 촬영을 시작하려 하는데 최지우만 아직 안왔다. 가만히 있을 고현정이 아니다. "이런 애들은 꼭 이럴 때 늦게 와야 지가 스타인 줄 안다."

잠시 후 최지우가 부랴부랴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들어온다. 못마땅하다는 듯 최지우를 노려보는 고현정. 지직지직, 그녀의 눈에선 불꽃이 튄다.

촬영 준비에 들어가는 여배우들. 각자 입을 옷을 체크하는데, 최지우가 준비된 의상을 입은 뒤 거울을 보며 까칠하게 한마디. "이거 제일 예쁜 거 맞아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일 때도 있으니, 김옥빈이 김민희의 옷을 탐한다. "민희 언니가 입던 거 예쁘던데 저 한번만 입어봐도 되나요?" 그러나 곧 굴욕의 시간. 김옥빈에게 김민희의 의상을 입혀주던 어시스턴트가 한마디 한다. "안 들어가죠?"

지금까지의 설명은 영화 '여배우들'의 장면들이다. 반은 진실, 반은 허구다.

영화사 관계자는 "패션지 화보 촬영을 위해 여섯명의 여배우들이 모인다는 건 어디까지나 연출이다. 그 토대 위에서 감독과 여배우들이 대본 회의를 했다. '나라면 이런 대사를 하겠다'는 배우들의 의견이 반영됐고, 그래서 여배우들 모두 공동 극본에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올 6월에 촬영을 마쳤다. 개봉은 12월이다.

< 권영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