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우승하면, 우리쌀 먹으면… 내 통장 잔고도 늘어난다

지난 몇 년간 은행을 떠나 주식과 신종 금융상품으로 몰렸던 돈이 은행 적금으로 '귀환'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예금은행 정기적금 잔고는 20조616억원을 기록했다. 적금 잔고가 20조원을 넘은 것은 2004년 11월 이후 4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적금의 매력은 당장 큰 수익률을 기대할 순 없지만 매달 착실히 모은 돈을 목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 7개 시중은행으로부터 작년 9월 금융위기 이후 큰 인기를 모은 대표 적금 상품을 추천받았다.

◆중도 해지 가능, 정기예금 장점 결합

신한은행의 '민트 적금'은 올 2월 출시 이후 29만좌 8000억원어치가 팔렸다. 민트 적금의 장점은 손해 없이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는 것. 통상 적금은 중도 해지하면 '중도 해지 이율'을 적용받아 금리가 크게 깎인다. 민트 적금은 본인 또는 자녀의 결혼, 출산, 전세·주택 구입 등의 이유로 해지할 때 가입시 약정 이율을 적용받는다. 6개월 이상 5년 이하의 기간에 월 단위로 가입기간을 설정할 수 있고, 적립액과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0.7%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해 준다.

역시 중도 해지가 가능한 SC제일은행의 '두드림 적금'도 작년 11월 출시 이후 2만좌가 넘게 팔렸다. 이 상품은 6개월~5년의 가입기간에서 4분의 3이 지난 뒤 해지하면 기본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각종 자금으로 돈을 빼내 쓰기에 유리하다. 급여 이체, 인터넷 뱅킹, 공과금 이체 등에 따른 우대금리 연 1.0%를 포함해 26일 기준 연 3.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투인원 적립식 정기예금'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으로 작년 말 출시 이후 28만좌 8조8000억원어치가 팔렸다. 6개월~3년의 가입기간에 금액과 횟수에 관계없이 추가 입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윳돈이 생겼을 때 수시로 납입할 수 있다. 추가 입금시 CD(양도성예금증서)·금융채와 연동한 당일 고시금리를 적용받으므로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

하나은행의 대표 적금 상품인 '하나 빅팟 적금'은 3년제 또는 5년제 전용 상품으로, 비교적 높은 금리로 장기간 꾸준히 돈을 모으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적금 자동이체시 0.3~0.6%포인트, 주택청약종합저축 10만원 이상 자동이체시 0.2%의 우대금리를 준다. 26일 기준 3년제 최고 연 4.3%, 5년제 최고 5.1%이다.

◆우리쌀 사면 우대금리

각종 이벤트와 결합해 돈 모으는 재미를 더한 적금 상품도 인기다.

김연아 선수 우승시 추가 금리를 지급하는 국민은행의 '피겨퀸(Queen) 연아사랑 적금'은 작년 5월 출시 이후 25만좌 5000억원어치가 팔렸다. 특히 지난 19일 김연아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1차 대회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하루에만 1100여좌 10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상품은 김연아가 내년 3월까지 열리는 3개 국제대회 중 1곳에서 금메달을 따면 0.5%의 추가 금리가 확정된다.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거나 경기에 불참해도 0.2%의 추가 금리를 준다.

농협은 우리쌀 소비를 후원하면 최대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맛있는 적금'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농협쌀을 10㎏ 이상 구입하면 0.1%포인트, 불우이웃에 농협쌀을 기부하면 0.2%포인트를 준다. '아침밥 먹기 캠페인'에 서약해도 0.1%포인트를 준다. 또 농협 거래 실적 등에 따라 최대 0.3%포인트를 추가로 우대해 준다.

한국씨티은행의 '미(美) 드림 적금'은 100만원 이상 넣으면 얼굴에 상해를 입을 때 최대 300만원까지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시켜 준다. 또 지정 피부 클리닉 이용시 우대 혜택을 준다.

외환은행의 '희망 가득한 적금'은 적금 신청시 본인의 희망이나 꿈을 적어넣으면 0.2%포인트를 우대해 주기 때문에 가입시 목표에 따라 꾸준히 돈을 모을 수 있다.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1.0%포인트를 추가로 우대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