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이 준결승 탈락 위기를 딛고 결승행 티켓 다툼을 최종 3국으로 넘기는데 성공했다. 4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서 벌어진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이 9단은 중국 추쥔(邱峻) 8단을 흑 불계로 눌러 1대1 타이를 만들었다. 이 9단은 2일 1국에선 백으로 불계패한 바 있다.
이날 바둑은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다가 막판에 승패가 갈렸다. 추쥔은 상변 백 대마를 단순히 연결하지 않고 자체 삶을 모색하면서 버틴 순간 이창호가 강력한 공격을 퍼부어 대마를 잡아버린 것.
한편 또 한 판의 준결승에선 중국 랭킹 2위 쿵제(孔杰)가 세계 3관왕이자 중국 톱 랭커인 구리(古力)에게 흑 2집 반 승, 2연승으로 결승행을 확정짓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창호와 추쥔 간의 결승행 티켓이 걸린 마지막 3국은 5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며, 그 승자가 2억 50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걸고 쿵제와 결승 3번기를 갖게 된다. 한국은 지난 해까지 13년 간의 삼성화재배에서 모두 9차례 우승했으며, 한국기사가 빠진 결승전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