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가 사형수의 목을 칼로 베는 참형제도는 1896년 폐지됐습니다.
소름끼치는 이야기입니다만, 목을 베는 일은 한 번에 끝나는 법이 없었다지요. 여러번 목을 내리쳐야 했답니다. 사형수의 가족이나 친척들은 제발 빨리 고통을 끝내달라며 망나니에게 돈을 쥐어주기도 했습니다.
당시엔 어떤 사람들이 망나니를 했을까요. 조선 후기 기록에 따르면, 망나니는 사형수 중 자원하는 사람이 맡았답니다. 망나니가 된 사형수는 형이 감형되고 감옥에 갇혀 지내면서 사형 집행이 있을 때만 칼자루를 잡았다고 합니다.
5일 개봉한 영화 '집행자'에는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국가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된 이들이지만, 정작 해야 하는 일은 사람의 산 목숨을 끊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망나니였네." 사형집행을 마친 한 교도관은 취하도록 술을 마시다 이런 탄식을 내뱉지요.
영화 '집행자'는 교도관의 시선으로 사형제도의 맹점을 짚은 영화입니다. 국가는 사형을 집행하고 나서 더러워진 기분을 달래라며 교도관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했습니다. 그 금액이 7만원입니다.
국가의 명령에 따라 사형을 집행했을 뿐이지만, "내 손으로 살아있는 사람의 목숨을 끊었다는 자책은 평생을 따라다니더라"는 게 전직 교도관의 증언입니다.
대한민국은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