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남았던
이창호 마저 탈락하면서 제14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 마스터즈는 중국 기사끼리 패권을 다투게 됐다. 5일 중국
상하이(上海) 한국문화원서 벌어진 준결승 최종 3국서 이 9단은 중국 추쥔(邱峻·27) 8단에게 228수 만에 흑 불계패, 1승 2패로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추쥔 8단은 세계 3관왕 구리(古力)를 2대0으로 따돌리고 결승에 선착해 있는 중국기사 쿵제(孔杰)와 패권을 건 3번기를 갖게 됐다. 중국기사끼리 메이저급 세계바둑대회 패권을 겨루는 것은 이 대회 사상 처음이며 전체로는 5번째. 삼성화재배는 지난 해 13회까지 한국이 9회를 우승했던 기전이다. 특히 12, 13회 때는 이세돌 9단이 2연패(連覇)했으나 지난 여름 돌연 기사 휴직을 선언,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창호 9단은 이날도 1국 때 처럼 중반까지 잘 버티다가 이후 난조 끝에 패함으로써 정밀한 계산능력으로 역전승하던 과거의 장기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신산(神算)’이 오히려 끝내기에서 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반복됐다. 이로써 이 9단은 2006년 이후 군소기전인 중환배서 한 차례 우승했을 뿐 국제대회 8회 준우승의 부진에서 벗어나는데 또 한 번 실패했다.
이 9단은 그러나 다음 주 9일부터 제주도 성산포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벌어지는 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8강전서 추쥔과 또 만나게 돼있어 설욕전이 기대된다. 두 기사 간의 통산 전적은 2승 2패가 됐다. 우승상금 2억 5000만 원이 걸린 삼성화재배 결승전은 12월 15일부터 상하이 그랜드 센트럴호텔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