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분에 결혼에 골인한 것 같아요."
영화 '헬로우 마이 러브'의 배우 김민교(35ㆍ사진)가 내년 1월 16일 동묘앞 컨벤션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상대는 열 살 연하의 한국 고전음악 작곡가 이소영씨. 김민교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에 대해 반대가 컸는데 이번 영화가 개봉하면서 결혼 승락 받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연극 쪽에선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지만, 방송이나 영화에 많이 나온 게 아니거든요. 상대방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다행히 이번 영화 '헬로우 마이 러브'가 개봉하면서 '아 저 친구가 잘 하고 있구나, 앞으로 뭐라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무대 위의 프로포즈
예비 신부 이소영씨는 한국고전음악과 거문고를 전공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다. 처음 만난 건 2005년 뮤지컬 '밑바닥에서'를 공연할 때였다. 배우와 팬의 관계로 시작됐다. '배우는 무대에 섰을 때 가장 매력적이다'는 생각으로 연극 무대에서 깜짝 프로포즈를 했다.
"'광수생각'이라는 작품에서 제가 광수 역할을 할 때였어요. 광수는 10년 동안 계속 한 여자를 사랑하는데 자기 마음을 고백 못하는 청년이죠.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을 할 때 관객들 앞에서 말했어요. '제가 진짜 고백하고 싶은 여자는 여기 따로 있다'고. 의도한 건 아닌데 무대와 객석 모두 울음바다가 됐죠.(웃음)"
▶이름없는 배우
영화 속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엔 이름이 없었다. 협박범1(영화는 영화다), 웨이터(그녀는 예뻤다), 초등학교 동창(라이터를 켜라) 등등.
"스무살 때부터 16년 동안 연기만 했어요." 김민교는 대학때 뮤지컬 등을 하며 연기자 인생에 첫 발을 내딛었다. 영화 데뷔작은 1998년 '성철'. 그에게도 영화 주연작이 있었다. 2003년 개봉한 '동승'이다. 영화가 호평받았음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당시 영화 본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그때 제가 좀 어렸나 봐요. 막연히 그냥 있어도 일이 막 들어올 줄 알았죠. 시간만 가더라고요."
상황은 다시 '동승' 이전으로 돌아갔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오디션을 다녔어요. 요샌 합격률이 꽤 높아진 것 같아요. 열 번 보면 거의 7~8 작품 정도 출연 제의가 들어와요."
다음달 초 개봉하는 영화 '시크릿'에도 출연한다. 내년 개봉할 영화 '방자전'에도 캐스팅 됐다. 아직은 영화 속 감초 역할이지만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