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대출… "갈아타는 고객에게 선물드립니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서비스 요금이나 서비스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통신사를 갈아탄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다. 그런데 요즘 금융회사들이 연금 등 장기 상품에 투자한 금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변심하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한창 펼치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장기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이득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오는 12월 18일까지 다른 금융회사 개인연금 상품을 하나대투증권으로 옮겨오면 고객을 추첨으로 뽑아 총 163명에게 스위스 일주 여행권이나 LED TV, 넷북 등을 선물로 준다. 개인연금 적립금이 2000만원 이상인 사람이 대상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연말까지 개인연금을 이전해 오는 모든 고객에게 여행용 보스턴백을 증정한다. 또 500만원 이상 다른 금융회사에서 이전해 오면 2박3일 일본 온천 여행권과 문화상품권 등 총 110명을 뽑아 선물을 준다. 미래에셋증권도 개인연금을 옮겨오는 고객에게 화장품을 선물로 준다. 개인연금은 노후에 대비해 은행·증권·보험사 등에서 각각 가입할 수 있는데, 기존 상품 수익률이 나쁘면 세제상의 불이익 없이 자유롭게 다른 회사 상품 유형으로 옮겨탈 수 있다. 코스닥 상장주식을 이사 기념 선물로 증정하는 회사도 있다. 대부업체인 리드코프는 올 연말까지 다른 대부업체 대출을 갚고 신규 이용하는 고객에게 금액에 상관없이 리드코프 주식 10주를 나눠준다. 리드코프 주가(2일 기준 2220원)를 고려한다면 약 2만원 상당의 선물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신한카드는 은행 결제계좌를 타 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옮기면, 전자금융수수료와 ATM 마감 후 수수료 등을 월 10회까지 3개월간 면제해 준다. 신한러브카드는 결제계좌가 신한은행이면 러브포인트를 최대 1%까지 추가로 쌓을 수 있다.

금융회사들의 상품 이동 제도는 잘만 사용하면 이득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꼼꼼히 득실을 따져 봐야 한다. 상품을 갈아타고 나서의 이득이 이동할 때 드는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면 다행이지만, 정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어서다. 일단 한 번 옮겨간 뒤에는 원래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있지만 비용이 이중으로 들 수 있으니 '배신'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