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파워블로거의 '영화-드라마 이야기'

인형을 사랑한 남자…

이번 영화는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입니다.

제목만 보면 로맨틱코미디라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아니랍니다. 제목 그대로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긴 합니다만 이게 어찌 좀 난감합니다. 일단 그 대상이 한번쯤 들어는 보셨을 소위 말하는 '리얼돌'입니다. 간단히 말해 인형입니다. 주인공 '라스'는 이런 리얼돌 '비앙카'를 사랑한답니다. 그 사연을 한번 살펴볼까요.

착하고, 조용한 성격의 '라스'. 아직 여자친구 한번 못 사귀어 보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도 제대로 못 붙이는 소심남입니다. 하지만, 이게 좀 지나칩니다. 직장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 퇴근하면 집에만 있는 은둔형 외톨이입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지려 하지 않고, 심지어 같은 집에 사는 형과 형수하고도 거리를 둡니다. 형과 형수가 그렇게 노력을 했건만 같이 식사하는 것도 꺼리고,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직장동료도 무시하는 그. 그저 소심한 남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형과 형수에게 소개시켜 줍니다. 그 여자친구가 바로 리얼돌 '비앙카'입니다. 인형을 실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라스'가 정말 어떻게 된 걸까요. 맞습니다. 그는 병이 있습니다. '망상장애'를 겪고 있는 듯 보입니다. 용어를 찾아보니 좀 복잡하긴 한데, 일반적인 사회생활은 지장이 없어 보이지만, 분명히 문제가 되는 것이고, 말 그대로 어떤 특정대상이나 생각을 실제로 착각하는 증상을 가진 병이라 보면 됩니다.

그가 왜 이런 병을 가지게 됐을까요. 가만 살펴보니 마음의 상처에서 오는 병 같습니다. 그가 살아온 환경에서 보자면 쭉 혼자 살아왔습니다. 외롭습니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이런 어머니를 그리워 하셨는지 아버지 또한 지금 '라스'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합니다. 조금 달랐던 형은 이런 가족이 답답해서 가족을 떠났다가 결혼을 하여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혼자였습니다.

이런 환경적 요인에 아버지의 유전적 요인까지 더해진 거죠. 종합해 보자면 사실 근본적인 이유는 그에게 사랑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랑하고 싶었으나 사랑할 대상도 없었고, 그렇다고 사랑을 받지도 못했습니다. 사랑의 부족이 그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거겠죠. 어떻게 사랑해야 되고 사랑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 방법도 잃어버리게 된 건 아닌지. 리얼돌 '비앙카'는 그가 마음 속에서 키운 것입니다. 이는 그가 부족했지만 그토록 바랐던 것의 표현이겠죠. 외로움, 그리움, 사랑의 부족. 사람들을 그렇게 그리워하지만 그들에게서 받는 상처들. 그런 것들이 그를 닫히게 만든 겁니다. 또한 그 안의 세상에서 '비앙카'라는 이상적 존재를 만든 것일 테죠. '비앙카'는 세상과 사람들을 향한 그의 의사소통 방식이겠죠. '라스'의 마음의 병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이 영화는 참 착하답니다. 논란이 있었으나 '라스'의 마을 사람들은 이런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하지 않고,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너무나 착한 주인공과 마을 사람들. 가식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을만큼 영화는 소소하게 진행 됩니다.

'라스'는 나중에 이런 소리를 듣습니다. '사람들이 왜 시간 들이며 우리를 도와주는 지 알아? 널 사랑하기 때문이야'. 역시나 답은 사랑이겠죠.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지만 이 상처를 치유하게 해주는 것도 사람이겠죠. '라스'의 상처 치유엔 역시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을 하려면 역시나 사람이 필요한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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