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변죽 울리기

〈제4보〉(52~64)=신예 유망주라면 누구나 그렇듯 허영호의 1차적 소망 역시 타이틀 획득이다. 그는 2005년 제16기 신인왕, 2007년 마스터즈 토너먼트 등을 제패했지만 본격기전은 아니었다. 허영호는 올해 들어선 국내보다 국제무대에서 오히려 더 강한 '체질'임이 확인됐다. 금년 시즌 세계대회 8강(14회 삼성화재배)을 밟아본 국내 기사는 손꼽을 정도로 적은데 그중에 한 명이었기 때문. 국내외 구분 없이 허영호의 내년 활약이 기대된다.

52 때 53으로 자세를 잡아 쉽게 살았다. 좌하귀 처리 하나로 순식간에 백이 대세에서 뒤처진 느낌. 백도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54라는 강경책을 동원한다. '가'에 두어 좌변을 점령하는 정도로는 힘들어졌다고 본 것. 물론 57의 단기(單騎) 침입은 각오한 바다.

58은 '나'가 일감(一感)이지만 흑이 '다'에 붙여올 때 도저히 잡힐 말이 아니라고 보고 밖으로 내쫓아 추격하는 작전을 택했다. 60은 직접 공격을 보류하고 외곽에서 변죽을 울려본 수. 61로 참고도 1에 이으면 6까지 차단된다. 63까지 실마리를 찾지 못한 허영호, 이번엔 64에 붙여 또 한번 동태를 살피고 나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