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우조연상 후보들은 큰 웃음과 감동을 전해준 배우들이 대거 포진했다. 김인권은 '해운대'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큰 웃음과 스릴감을 안겨줬다. 전작 '마이 파더' '용의주도 미스 신' 등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감초 역할로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력을 보여 왔던 그다. '국가대표'의 성동일은 최근 영화와 TV에서 뛰어난 연기와 예능 감각을 발휘하고 있는 중견배우다. 전작 '미녀는 괴로워'에서 맞춘 김용화 감독과의 호흡이 '국가대표'에서 절정을 이뤘다. '박쥐'의 신하균은 누구나 인정하는 연기 변신의 귀재다.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들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인 그는 충무로를 지탱시키는 배우들의 허리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모델에서 연기자로 완벽히 변신한 이민기는 '해운대'에서 관객들의 눈물을 가장 많이 뽑아냈다. 순수 청년 연기만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마더'의 진구는 영화계의 블루칩으로 통한다. 잘생긴 외모와 탄탄한 연기력을 겸비한 그는 선과 악을 넘나드는 무표정 연기가 일품이다. 여우조연상은 주인공을 예상하기가 더욱 어렵다.
'불신지옥'의 김보연은 드라마 속 이미지를 완벽히 벗겨냈다. 오랜만에 TV를 벗어나 넓은 스크린에서 마음껏 연기력을 펼쳤다. '애자'의 김영애는 보편성과 특별함을 동시에 지니는 엄마 역을 부산 사투리로 녹여냈다. 엄마인지 친구인지 알 수 없는 그녀를 보며 눈물 흘린 수많은 딸들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박쥐'의 김해숙은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섬뜩한 연기를 선보였다. 'TV속 따뜻했던 엄마가 어쩜 이렇게 변할 수 있는지?' 배신감마저 들게 하는 그녀의 연기력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장영남은 '7급 공무원'에서 생활 코미디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여우조연상 후보의 막내인 '미인도'의 추자현은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견주어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한 서린 여인의 심정을 그녀처럼 표독스럽게 그려낼 배우는 몇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