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깜빡 놓친 수

〈제7보〉(85~94)=퍄오의 현 중국랭킹은 6위. 군웅 할거의 중국대륙에선 거의 정상급에 속하는 순위다. 국내 어느 프로는 그를 가리켜 "야구식으로 말하자면 파이브 툴 선수(5 tools player) 형"이라고 했다. 바둑의 5대 덕목이라면 ▲두텁고 ▲계산이 밝고 ▲타개에 능하며 ▲수읽기가 깊고 ▲형세판단이 정확하다는 것 정도가 될까.

백△에 흑은 85, 87로 딴청을 부렸다. 백 역시 88로 마이웨이. 그러나 이 수를 허영호는 "패착"이라며 두고 두고 자책했다. 88로 참고1도 7까지 처리했으면 좌상 쪽 흑 4점을 잡았고, ▲2점도 A B 맞보기로 잡혀 있어 아직 충분한 형세였다. 89 모붙임을 깜빡한 것.

89 때 백 '가'면 흑은 참고2도의 묘수 순으로 연결해 간다. 그나마 90으론 '나'로 하변을 구출하고 버텼어야 했다는 결론. 92도 '다'가 정답. 이 허술한 못질이 훗날 또 말썽을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