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뉴스 현장출동] '배우 황정음' 스크린 나들이

[스포츠조선 T―뉴스 이인경 기자] 영하의 쌀쌀한 날씨 속, 황정음의 얼굴에서 꽃이 피어났다. 영화 '바람-Wish'(이성한 감독, 필름더데이즈 제작)에 우정 출연한 황정음이 첫 시사회 겸 무대인사를 위해 열일 제쳐두고 달려와 얼굴에 홍조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하며 '떡실신녀' '애교정음' 등으로 나날이 주가를 높이고 있다. 살인 스케줄 가운데서도 영화 홍보를 위해 적극 나선 '필살애교' 황정음의 스크린 나들이를 밀착 취재했다.

　▶ 낮 12시 "이만하면 여배우 포스?"

17일 오전, '지붕뚫고 하이킥'의 스케줄이 없는 틈을 타 재빠르게 배우 포스 나는 공주풍 의상으로 갈아입고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으로 향했다.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의 동료이자 이번 영화의 남자주인공인 정우가 감기 몸살 때문에 기자시사회에 참석이 어렵게 되자, 그 빈자리를 황정음이 채우기로 했다. 남탕 영화 '바람'의 홍일점인 황정음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우정 출연일 뿐인데 쑥스럽다"면서도 특유의 귀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인터뷰에 열심히 응했다. 오후 2시 예정된 시사회 전에 수십여 연예 매체와 동영상 인터뷰를 소화한 그는 틈틈이 미모 체크에도 부지런했다. 거울을 보거나, 음료수를 마시며 긴장을 푸는 모습마저 깨물어줄 정도로 귀엽다.

　▶ 오후 2시 "무대가 너무 높아서 아찔해요"

"제가 먼저 무대에 올라가도 되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장 순서에 대해 얼떨떨해하는 황정음. 예의바른 처녀답게 조신한 포즈로 감독 뒤를 따라 무대 위에 오른다. 배우로 시사회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라 그런지 주위를 살피며 어리둥절해 하지만, 그룹 슈가 출신인 관록의 연예인답게 능숙하게 기자들에게 "화이팅!"과 V자 포즈를 날렸다. 검은색 원피스에 검정 망토를 두르고 15cm에 이르는 킬힐을 신은 모습이 꽤나 패셔니스타답다.

　▶ 오후 4시 "용준이랑 또 영화보러 올 거예요"

황정음은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도 조용하지만 애교 넘치는 말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나도 오늘 처음 영화를 봤는데 너무 좋았다. 나중에 남자친구인 (김)용준이와 함께 보고 싶다"며 해맑게 웃었다. '바람'은 주연 배우인 정우의 실제 학창시절을 담은 성장 영화지만 리얼리티 넘치는 학생들의 캐릭터와 뒤늦게 깨달은 가족들간의 사랑을 무덤덤하게 그려 큰 감동을 준 작품. 황정음은 주인공 짱구(정우)의 첫사랑이자 여자친구 주희 역을 맡아 청순하면서도 인기 넘치는 여고생 연기를 보여줘 호평받았다.

황정음은 "용준이도 사나이인지라, 이런 영화를 너무 좋아할 것 같다. 내 얼굴이 스크린에 가득 비친 걸 보고 어떤 평가를 해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들뿐 아니라 여자들도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하기에 좋은 영화라 (제작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큰 사랑을 받을 거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음은 스케줄을 마친 뒤 다시 한번 "화이팅!"을 큰 소리로 외쳤다. 부산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된 '바람'은 18일 부산에서 대규모 시사회를 가지며 오는 26일 전국 200여 상영관에서 개봉된다.

　▶ 영화 '바람'은? '똥파리''워낭소리' 뒤잇는 웰메이드 독립영화

'바람'은 배우 정우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청춘 성장물이다.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가 70년대를 배경으로 했다면, '바람'은 10년 전 고등학생인 정우의 모습을 담느라 90년대를 배경으로 했다.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정우의 스토리를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부산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당시 장소와 친구들을 배우로 직접 섭외해 등장시킨 점도 이채롭다.

주인공인 짱구(정우)는 남자들만의 세상에서 강하게 살아남으려 폭력 조직에 가담한다. 집단 싸움으로 인해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첫사랑 앞에서 수줍어하고 뒤늦은 부모의 사랑을 깨달으면서 통곡하기도 한다. 강요하지 않은 잔잔한 감동과 눈물이 진한 감동을 주며, '똥파리'에 이은 올 한해 웰메이드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스페어'의 이성한 감독의 두번째 작품으로 국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점도 신선하게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