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아, 이 순간!] 안성기 남우조연상에 전원 기립박수

[스포츠조선 T―뉴스 이다정 기자] 2001년 제22회 청룡영화상은 작품성과 대작의 대결이었다.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봄날은 간다' '번지점프를 하다' '파이란' 등 무겁거나 가슴을 울리는 멜로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친구' 및 한중 합작 영화 '무사' 등의 대형 작품이 맞붙었다.

남우조연상 각축전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개성 강한 작품들 속 독특한 색깔을 가진 배우들이 대거 후보에 오른 것.

제22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후보는 '달마야 놀자' 김수로, '킬러들의 수다' 신하균, '신라의 달밤' 이종수, '무사' 안성기, '흑수선' 정준호였다. 현재는 대스타지만 당시에는 갓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들의 신선한 전쟁이었다.

그러나 남우조연상은 '젊은 피'보다는 주연에서 조연으로 과감한 선택을 한 안성기에게 돌아갔다.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안성기의 이름이 불리자 장동건 이병헌 최민식 이영애 전도연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영화계 대선배'의 조연 열연에 대한 존경과 축하의 표시였다.

안성기는 미소로 무대에 오른 후 "연기자라면 꼭 받고 싶은 상이 조연상인데, 늘 탐냈던 상을 이번에 받게 되어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각종 상이란 상을 다 받아본 여유로 "이제 공로상만 남았다"고 너스레를 떨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안성기는 이후에도 영화 '라디오스타'를 통해 2006년 제27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50대 이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유일한 배우다. 생애 첫 남우조연상에 50대에 받은 남우주연상까지, 안성기에게 청룡영화상이 유난히 특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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