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묘수론(妙手論)

〈제11보〉(131~140)=바둑 동네엔 '묘수(妙手) 3번 내면 진다'는 격언이 있다. 묘수보다는 평범한 수로 이기는 길을 찾으라는 뜻으로 욕교반졸(欲巧反拙)의 교훈과 상통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겼을 때 얘기. 역경 속에서 뭔가 돌파구를 찾으려면 기발한 발상이 필요하다. 묘수는 언제나 바둑의 꽃이다.

역경 속에서 찾아낸 백 △는 음미할 만한 묘수. 흑이 택할 수 있는 응수를 차례로 점검해보자. 우선 참고1도 흑 1은 2 이하 6까지 처리 후 8의 끼움이 있어 절묘하게 살아간다. 다음은 참고2도 흑 1의 젖힘. 이때는 5까지가 흑의 최선이지만 6 선수 후 8로 헤딩해 역시 흑이 난처해진다. 참고3도 3으로 잇는 것은 10까지 패(覇)가 돼 흑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초읽기에 막 돌입한 퍄오가 숙고 끝에 131로 젖혔다. 가장 까다로운 대응. 132 끼움은 이른바 '이 한 수'다. 137(132의 곳)에 이어 일단 뾰족한 수단이 있어 보이지 않는데, 백은 138 선수 후 140으로 젖혔다. 흑이 '가'로 받아 무슨 수가 있다는 걸까. 이 대마는 과연 어떤 생명줄을 보아놓고 있는 것일까. 다음 보에서 궁금증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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