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황해' 고사장 애타는 기도문.."청룡영화상 타게 하소서"

…영화인들의 영원한 로망 청룡상 참석 머리깎기 미뤄

김윤석 스포츠형 삭발 시상식 후로

"청룡신이여 도와주소서."

청룡영화상은 역시 영화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상이었다.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과 김윤석 하정우가 다시 만나 화제를 모으고 있는 2010년 상반기 최대 기대작 '황해'의 출발을 알리는 고사장에서 영화인 모두가 하나가 돼 청룡상을 기원했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황해' 고사(18일 오후 6시)에서 제작진은 천지신명에게 무사히 촬영을 끝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축문을 읽었다.

충무로의 오랜 전통인 고사에 사용되는 영화계용 축문엔 '촬영을 관장하시는 촬영신령님, 조명을 관장하시는 조명신령님, 소리를 관장하시는 소리신령님, 날씨를 관장하시는 날씨신령님. 충무로 영화계를 굽이 살피시는 모든 신령님들께서 어여삐 여기시어 아무런 사고 없이 제작될 수 있게 도와주시길 간절히 바라옵나이다'란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

이날 고사장엔 이 기도문과 함께 한 가지가 더 추가 됐다. 제작진은 축문 말미에 "베니스신과 청룡신도 '황해'를 보살펴주기를 바라옵니다"라고 특별히 한 문장을 덧붙였다. 제작진이 '베니스신'에겐 2010년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본선 진출을, '청룡신'에겐 제31회 청룡영화상에서 트로피를 안을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축문에 담은 것이다.

제작진은 지난해 나홍진 감독, 김윤석 하정우가 함께한 '추격자'가 제29회 청룡영화상에서 9개 부문에 걸쳐 최다 노미네이트 됐지만 김윤석만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축문을 통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작품으로 완성해 다음 청룡영화상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진 것이다.

'황해'에서 파격 이미지를 보여줄 김윤석은 "짧은 스포츠형으로 머리를 자를 건데, 올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서야하기 때문에 머리 자르는 걸 뒤로 미뤘다"며 청룡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하정우는 "다음주 쯤 1㎜정도로 삭발을 할 거다. 아마도 삭발한 머리는 청룡영화상을 통해 처음 공식적으로 보여질 것 같다"고 참석 의사를 밝혔다. 김윤석과 하정우는 각각 '거북이 달린다', '국가대표'로 올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한편,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과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도 후배인 나홍진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고사 현장을 찾았다. 두 감독 모두 청룡영화상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나란히 올려 경쟁 관계다. 윤제균 감독은 "올해 박찬욱 장진 봉준호 등 쟁쟁한 감독님들이 많아 이미 마음을 비웠다"며 "청룡시상식에서 오랜만에 영화인들과 만나 편하게 즐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화 감독은 "윤제균 감독님은 이미 청룡에서 최다관객상을 확보하지 않았냐"며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렇게 영화계 파워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황해' 고사 현장은 청룡영화상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늦게까지 계속됐다. 영화계 현장에서 청룡영화상이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되고, 영화인의 구심점이 되는 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