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불발(不發) 쿠데타

〈제12보〉(140~173)=이 바둑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변 백 대마의 사활은 패(覇)가 정답. 142에 143 단수가 불가피할 때 144, 145가 외길 코스다. 143으로 173쪽에서 문단속해도 백 '가'면 역시 패가 된다. 한 가지 의문은 왜 140, 141을 미리 교환, 귀중한 팻감 하나를 허비했을까 하는 것.

참고1도를 보자. 백이 문제의 교환 없이 4까지 패를 강행하면 흑은 5의 팻감을 받지 않고 6으로 해소해 버린다. 13까지 백 대마를 살려주어도 14로 하변을 편입해 흑의 대승이 결정되는 것. 140 선수(先手)는 패의 가치를 키워 참고1도를 방지한다는 뜻이었다.

150으로 패를 해소하고 흑 161, 백 '나', 흑 '다'로 타협할 수는 있었으나 실전 진행보다 낫지는 않다. 어지러운 패싸움 끝에 흑에겐 167이란 마지막 팻감이 남은 반면 백은 실탄이 떨어졌다. 170으로 참고2도 1은 4까지 팻감이 되지 않는다. 결국 패의 대가가 170, 172에 그쳐선 '불발 쿠데타'에 그치고 말았다. (148 154 160 166…△,151 157 163 169…145, 171…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