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크릿' 반전 속에 감춰진 비밀

[스포츠조선 T―뉴스 이진호 기자] 2007년 화제의 스릴러 '세븐데이즈'는 윤재구 감독의 '세이빙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었다. 딸을 구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제목을 '세이빙 마이 도터'로 지으려 했다. 그의 차기작 '시크릿'도 '세이빙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이번엔 아내를 구하려는 형사 남편의 이야기를 다뤘기에 '세이빙 마이 와이프'를 가제로 정했다. 하지만 '세이빙 마이 라이프'와 발음상 헷갈린다는 지적으로 제목을 '시크릿'으로 바꿨다. '세이빙 시리즈' 계보를 잇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 여기에 차승원과 송윤아라는 흥행 보증수표까지 갖췄으니 기대치는 전작 이상이다.

여기에 '해운대'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이 제작자로 나섰다. '추격자'의 이성제 촬영감독,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의 신민경 편집기사 등 스릴러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했으니, 웰메이드 스릴러의 필요충분 조건은 다 갖추고 있다.

'시크릿'은 1년 전 교통사고로 딸을 잃고 관계가 소원해진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신의 잘못으로 자식을 잃은 형사 김성열(차승원)은 미안함에 아내(송윤아)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아내는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마음을 닫는다. 어느날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아내에게 일이 일어났음을 감지하지만 김성열은 더이상 아내에게 다가갈 수 없다. 다음 날 일어난 살인사건 현장에서 김성열은 아내의 흔적들을 발견하면서 그녀가 이 일에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아내를 감싸주려는 형사,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는 석준(김인권), 살해된 조동철의 형으로 동생의 복수에 혈안이 된 조직보스 재칼(류승룡) 그리고 라이벌 관계인 동료 형사 최형사(박원상)등 여러 등장 인물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사건의 진실을 향해서 치닫는다. 주요 등장인물 6명은 각자 자신만의 비밀을 숨기고, 그 비밀들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진실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

스릴러로서 '시크릿'은 빠른 전개와 차가운 영상으로 관객들을 빨아들일 만한 충분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111분의 러닝타임동안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큰 매력이다. 게다가 주, 조연 배우들의 명성에 걸맞는 열연은 극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차승원은 심리 묘사가 뛰어났고 류승룡, 박원상, 김인권은 자신만의 개성과 카리스마로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베일 것처럼 날카로워야할 지연 역할이 송윤아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맞물려 팜프파탈의 매력이 잘 살아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다.

반전에 대한 너무 큰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시크릿'은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다. 더구나 액션과 코믹물이 대세인 국내 영화계에서 오랫만에 등장한 '시크릿'은 추리물에 목말랐던 관객들에게 단비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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