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스타] 장동건, 그랜드 슬램의 대기록

영화제는 영화인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자리지만 누가 뭐래도 영화제의 백미는 바로 시상식에 있다.

수상자는 최고의 주인공이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주인공이 된 수상자를 바라보면서 항상 응원했던 가족과 팬들은 감동과 환희를 느낀다.

기록만으로 보면 어떤 상이나 똑같이 하나의 개체로 인정받지만, 영화제의 권위와 영향력에 따라 의미와 감동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이 때문에 수상에 숨겨진 의미와 가치가 있어야만 역사적인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청룡 영화상'은 올해로 30회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상대적으로 역사적인 기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만큼 청룡 영화상의 공정한 심사를 뚫기 힘들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청룡의 엄정한 심사 속에서도 눈에 띄는 청룡의 기록들이 있다. 의미 있는 대기록들을 알아봤다.

장동건의 그랜드 슬램 달성은 청룡 영화상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기록이다.

1997년 제 18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으로 인연을 맺은 장동건은 이후 조연, 인기스타상을 휩쓸었다. 그러나 장동건이 그토록 원했던 청룡의 주연상만큼은 쉽게 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2004년 117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3위의 흥행기록을 가지고 있는'태극기 휘날리며'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청룡과 인연을 맺은 지 7년 만에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장동건이 청룡의 기린아라면 김혜수는 가히 청룡의 여인으로 꼽힐만하다. 총 10회, 9년 연속 청룡영화상 메인 MC를 맡았고, 1993년 영화 '첫사랑', 1995년 '닥터 봉', 2006년 '타짜'로 총 3회 청룡영화상 최다 여우주연상 수상했다. 배우로써 감히 넘볼 수 없는 김혜수만의 청룡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김혜수의 진정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청룡이다. 올해는 어떤 드레스를 입고 나올지 벌써 많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남녀주연상 뿐만 아니라 팬들의 많은 사랑을 얻으며 꾸준히 청룡과 인연을 맺은 스타들도 있다.

'영원한 청춘스타' 강신성일(당시 신성일)은 청룡의 최다 인기스타상 수상 기록보유자다. 1963년 제1회부터 제10회 청룡영화상까지 10회 연속 인기스타상을 받는 대기록을 세웠다. 재미있는 사실은 10회 연속 인기스타상을 받은 10년 동안 강신성일은 단 한차례도 남우주연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진실은 1990년 영화데뷔작 '남부군'으로 신인여우상을 거머쥐며 청룡영화상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최진실은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또 1997년과 1998년 모두 인기상을 수상하며 인기스타로서의 확고한 자리를 다졌다. 여배우로서는 최다인 총 7차례의 인기 배우상을 수상했던 최진실은 고인이 된 이후에도 명예 인기 스타상을 받으며 청룡과의 인연의 끈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