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lucid의 영화 이야기 - '모짜르트와 고래'

자폐증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

얼마 전 끝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스타들 중 단연 돋보이는 배우가 한 명 있었습니다. 바로 조쉬 하트넷입니다. 이병헌의 초대로 한국을 찾은 그는 직접 편지까지 보내오며, 우리나라를 있는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제 내내, 소탈한 모습을 보여 주며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왔다고 하죠. 그나저나 이병헌과 기무라 타쿠야와 '나는 비와 함께 간다'로 찾아온 조쉬 하트넷. 과연 어떤 배우이기에 이들과의 어울림이 가능했을까요. 사실 조쉬 하트넷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던 '진주만'의 마이클 베이 이미지가 너무 컸습니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의 배우라는 느낌이었죠. 하지만, 본인은 이런 전형성을 싫어하고 스타라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중이라는 말이 들립니다. 실제로 '진주만' 이후의 작품 활동을 보더라도 그의 노력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예술영화, 작은 소품 같은 영화에도 출연하며 폭 넓은 작품 활동을 했으며 여기에 연기력까지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조쉬 하트넷의 이런 모습을 제대로 보실 수 있는 영화를 이번에 꼽아 봤습니다. '모짜르트와 고래'입니다. 정말 상이라도 주고 싶은 그의 연기력과 함께 내용 또한 느끼는 바가 많은 작품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자폐증을 겪고 있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랍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소개시켜 드렸던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와 느낌과 분위기가 연결되어 지네요. '아스퍼거 증후군'이 무엇인지 잠깐 살펴볼까요. 오스트리아 의사인 H.아스퍼거가 처음 발표하였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땄답니다.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나로 이 장애를 가진 사람의 지능과 언어발달 상태는 정상이지만, 행동양상은 자폐증과 비슷하여 사회생활이나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특정한 주제에 흥미가 생기면 몰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주인공 도날드가 그런 경우입니다. 사람들에게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며 이야기를 하고 특정한 것에 집착을 하고, 주변 환경의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그렇지만 숫자에 있어선 천재적 재능을 보입니다. 여기에 역시 비슷한 증세를 겪고 있고,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한 금속성 소리에는 이상 반응을 보이는 '이지'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이지 못한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정상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의 연애관계도 쉽지 않은데, 이 둘의 사랑, 과연 쉽지가 않습니다. 언제 어떻게 반응을 할지 어떻게 각자의 감정이 바뀌어 버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들은 생각하는 그대로 꾸밈없이 말을 하고, 사람들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서로에게 많이 상처를 주고 또 그대로 상처를 받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모습들이 안타깝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진짜 정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회생활을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한번 볼까요. 지극히 정상적이고 이성적이라는 우리들이라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매사에 감추고 거짓을 행할 때가 많습니다. 이들의 진실한 모습을 보면 사실 우리들이 장애를 가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비록 일반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정상적이지 못한 두 연인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사랑합니다. 아름답습니다. 부럽습니다. 안타깝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지만,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영화라 할 수 있는 '모짜르트와 고래'입니다. 이 기회에 조쉬 하트넷의 프로필을 따라 영화를 한번 감상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것도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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