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 여배우의 꿈, 누가 소원 이룰까?
입력 : 2009.11.25 16:32
| "청룡영화상을 받는다는 건 모든 여배우의 꿈입니다." 지난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손예진의 소감이다. 1년전 시상대에 올랐을 때 그녀는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에 고민하고 방황했는데 정신 차리라고 이 상을 주신 것 같다"며 눈물 지었다. 연기가 곧 삶인 그들에게, 트로피를 품에 안고 흘리는 기쁨의 눈물만큼은 연기가 아닌 진심이었다. 제3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다음달 2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
| 청룡의 여신은 누구편? |
지난 13일 발표된 올해의 여우주연상 후보는 김옥빈 김하늘 김혜자 최강희 하지원 등 다섯 명. 과연 손예진의 뒤를 이어 2009년 스크린 여왕의 자리에 오를 주인공은 누굴까.
▶죽음을 보듬는 여인의 손길, 하지원
춤도 못 추고 노래도 못 한다. 영화 '내사랑 내곁에'에서 핑클의 깜찍 댄스를 선보이긴 했지만, 엄청난 땀의 결과물일 뿐이지 생활은 아니다. 하지원에게 그 흔한 여가와 취미란 건 관심 밖의 일이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연습벌레로 유명한 연기자다.
영화 '내사랑 내곁에'에서 하지원의 연기는 김명민의 살인적인 감량 투혼에 살짝 가려진 부분이 있었다. 분명한 건 '연기의 마에스트로' 김명민과의 호흡에서 하지원이 결코 밀리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루게릭병에 걸려 죽어가는 남자(김명민)에게 손을 내미는 순애보적인 사랑은 하지원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
춤도 못 추고 노래도 못 한다. 영화 '내사랑 내곁에'에서 핑클의 깜찍 댄스를 선보이긴 했지만, 엄청난 땀의 결과물일 뿐이지 생활은 아니다. 하지원에게 그 흔한 여가와 취미란 건 관심 밖의 일이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연습벌레로 유명한 연기자다.
영화 '내사랑 내곁에'에서 하지원의 연기는 김명민의 살인적인 감량 투혼에 살짝 가려진 부분이 있었다. 분명한 건 '연기의 마에스트로' 김명민과의 호흡에서 하지원이 결코 밀리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루게릭병에 걸려 죽어가는 남자(김명민)에게 손을 내미는 순애보적인 사랑은 하지원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
| |||||||||||||||||||||||||||||||||||||||||||||||||||||||||||||||||
▶변이된 팜므파탈, 김옥빈
'박쥐' 속의 김옥빈은 누더기를 걸친 노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땀과 열기로 사제(송강호)와 관객을 자극한다. 눈부신 아름다움과 치명적인 매력을 내뿜는 전형적인 팜므파탈의 모습이 아니다.
그녀는 현실을 저주했다. 삶이 곧 지옥이다. 노예처럼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그녀의 욕망은 뱀파이어에게 영혼을 파는 결과를 낳는다.
영화 '박쥐'를 통해 배우 김옥빈이 자신의 연기 경력에 중대한 터닝 포인트를 찍은 것만은 분명하다. 박쥐가 하늘을 날 수 있는 유일한 포유류인 것처럼, 김옥빈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묘한 자신만의 매력을 빚어냈다.
▶로맨틱 코미디 여왕, 김하늘
김하늘의 연기엔 다양한 코드가 존재하고 있다. 1998년 유지태와 함께 '바이준'으로 데뷔한 이후, 한때 '눈물 연기'의 대명사로 통했다. 영화 '동감'이 그랬고 드라마 '피아노',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To Heaven'이 그랬다. 이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선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옷에 몸을 맞췄다. 변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 드라마 '온에어'에선 도도함과 까칠함의 화신으로 분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번 영화 '7급공무원'에서도 김하늘은 멜로와 코믹, 액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로맨틱 코미디계의 흔들림 없는 여왕임을 입증했다.
'박쥐' 속의 김옥빈은 누더기를 걸친 노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땀과 열기로 사제(송강호)와 관객을 자극한다. 눈부신 아름다움과 치명적인 매력을 내뿜는 전형적인 팜므파탈의 모습이 아니다.
그녀는 현실을 저주했다. 삶이 곧 지옥이다. 노예처럼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그녀의 욕망은 뱀파이어에게 영혼을 파는 결과를 낳는다.
영화 '박쥐'를 통해 배우 김옥빈이 자신의 연기 경력에 중대한 터닝 포인트를 찍은 것만은 분명하다. 박쥐가 하늘을 날 수 있는 유일한 포유류인 것처럼, 김옥빈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묘한 자신만의 매력을 빚어냈다.
▶로맨틱 코미디 여왕, 김하늘
김하늘의 연기엔 다양한 코드가 존재하고 있다. 1998년 유지태와 함께 '바이준'으로 데뷔한 이후, 한때 '눈물 연기'의 대명사로 통했다. 영화 '동감'이 그랬고 드라마 '피아노',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To Heaven'이 그랬다. 이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선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옷에 몸을 맞췄다. 변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 드라마 '온에어'에선 도도함과 까칠함의 화신으로 분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번 영화 '7급공무원'에서도 김하늘은 멜로와 코믹, 액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로맨틱 코미디계의 흔들림 없는 여왕임을 입증했다.
▶국민 어머니의 재발견, 김혜자
'마더'는 봉준호 감독의 연출로 탄생했지만, 김혜자 없이는 완성이 불가능한 영화였다. 드라마 '전원일기'를 통해 푸근하고 억센 국민 어머니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연기 인생 46년의 김혜자에게 영화 '마더'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촬영 초반 같은 장면을 서른 번 넘게 찍으며 '봉 감독이 내 연기를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연기자로서의 예민한 감각은 세월의 풍화에도 녹슬지 않았다. 김혜자의 눈 속에선 아들을 구하기 위한 어미의 광기와 히스테리가 번득였다.
▶쾌활함-울먹임의 교차, 최강희
세상에 둘뿐인 모녀. 어느날 덜컥 불치병에 걸린 엄마. 헤어짐을 슬퍼하는 배우와 관객들의 눈물 바다. 너무나 흔한 스토리지만 영화 '애자'는 최강희의 열연을 통해 이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승화시켰다.
최강희는 엄마(김영애)와 딸 사이에 흐르는 원죄적 질투와 삐걱거림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애자가 선생님이나 남자친구, 골목 불량소녀들의 핍박 앞에서도 절대 질 것 같지 않던 쾌활소녀였기에 엄마의 죽음 앞에 애자가 무너질 때 그 슬픔은 배가됐다.
뿐만 아니다. 범상치 않은 '베이비 페이스'로 한때 학생 연기 전문 배우로 군림하던 최강희. 이번 영화에서도 변함없는 여고생 교복 패션으로 무려 15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최강 동안'의 면모를 과시했다.
'마더'는 봉준호 감독의 연출로 탄생했지만, 김혜자 없이는 완성이 불가능한 영화였다. 드라마 '전원일기'를 통해 푸근하고 억센 국민 어머니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연기 인생 46년의 김혜자에게 영화 '마더'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촬영 초반 같은 장면을 서른 번 넘게 찍으며 '봉 감독이 내 연기를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연기자로서의 예민한 감각은 세월의 풍화에도 녹슬지 않았다. 김혜자의 눈 속에선 아들을 구하기 위한 어미의 광기와 히스테리가 번득였다.
▶쾌활함-울먹임의 교차, 최강희
세상에 둘뿐인 모녀. 어느날 덜컥 불치병에 걸린 엄마. 헤어짐을 슬퍼하는 배우와 관객들의 눈물 바다. 너무나 흔한 스토리지만 영화 '애자'는 최강희의 열연을 통해 이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승화시켰다.
최강희는 엄마(김영애)와 딸 사이에 흐르는 원죄적 질투와 삐걱거림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애자가 선생님이나 남자친구, 골목 불량소녀들의 핍박 앞에서도 절대 질 것 같지 않던 쾌활소녀였기에 엄마의 죽음 앞에 애자가 무너질 때 그 슬픔은 배가됐다.
뿐만 아니다. 범상치 않은 '베이비 페이스'로 한때 학생 연기 전문 배우로 군림하던 최강희. 이번 영화에서도 변함없는 여고생 교복 패션으로 무려 15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최강 동안'의 면모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