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계산의 대가(大家)

〈제2보〉(13~31)=후야오위(胡耀宇)는 박영훈보다 세 살 많은 27세. 93년 입단했으니 11세 나이에 프로가 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2007년 제11회 LG배 결승서 대만 저우쥔쉰(周俊勳)에 1대2로 분패, 절호의 세계제패 기회를 놓쳤다. 이듬해 12회 때도 4강까지 오르는 등 LG배와는 인연이 깊은 편. 그 밖에 삼성화재배 두 차례, 춘란배서 한 차례 준결고지를 밟았으나 아직 세계 우승은 한 번도 없다.

백이 △로 걸쳐왔을 때 흑이 16에 두어 근거를 먼저 빼앗는 수법도 있지만 역시 13이 자주 두어진다. 16은 참고1도에 붙이는 정석도 있다. 백의 실리, 흑의 세력으로 갈리는데 박영훈은 1도는 흑이 너무 두텁다고 보고 16. 이렇게 되면 28까지는 흔히 보는 절충이다. 도중 24는 꼭 익혀 둘 수순.

다음 수가 다시 선택의 기로다. 14분의 첫 장고를 거쳐 29가 놓이자 백은 번개 같은 손길로 30을 차지한다. 집에 짠 '계산의 대가'에겐 필쟁의 요소였던 모양이다. 참고2도는 실리도 실전보다 못 하거니와, 무엇보다 상대를 안정시켜줘 불만이다. 31은 허술한 대신 탄력적인 벌림. 자, 여기서 백의 다음 행선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