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운용사, 펀드 시장 휩쓸어… 트러스톤운용 1년 수익률 1위 "작지만 강하다"

소형 운용사들이 펀드 시장을 휘젓고 있다. 소형 운용사 펀드가 수익률 면에서 상위권을 휩쓰는 건 물론 최근 펀드 환매 바람에도 불구하고 자금도 몰리고 있다. 소형 운용사는 대형사에 비해 펀드 규모나 운용 펀드 수가 적다 보니 특정 펀드에 운용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특정 테마를 주제로 한 펀드상품이 시장 상황과 맞아떨어지면서 대형 운용사에 비해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작지만 맵다" 수익률 고공행진

최근 1년 수익률을 놓고 보면 소형 운용사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대표적인 운용사가 트러스톤운용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트러스톤운용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84.31%에 달한다. 전체 운용사 평균 수익률(58.03%)에 비해 26% 포인트 앞서가고 있다. 이어 에셋플러스운용과 피닉스운용이 각각 77.9%와 75.3%의 수익률로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년 수익률 10위권 이내에 대형 운용사는 KB자산운용이 유일하게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소형 운용사들의 수익률이 높은 데는 대형 운용사에 비해 운용하는 펀드 숫자가 적다보니 대표펀드에 역량을 집중하게 되고, 대표 펀드의 운용실적이 운용사 전체 수익률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트러스톤운용은 공·사모를 포함해 4개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6월 설정된 대표펀드인 '트러스톤칭기스칸' 펀드가 최근 1년 동안 8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대형 운용사인 미래에셋운용과 신한BNPP운용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각각 56.42%와 56.07%에 그쳐, 전체 운용사 평균을 밑돌았다.

◆자금도 몰려

수익률이 높은 운용사에 자금이 몰리는 건 당연지사다. 올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반등 때 소형 운용사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자 펀드 자금도 상대적으로 소형 운용사로 몰리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3조 5610억원이 순유출(유출액-유입액)됐다. 작년 금융위기 때 원금을 까먹던 펀드가 올초 주식시장 반등으로 어느 정도 수익률이 회복되자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에 나서면서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보다 빠져나가는 자금이 많았던 것. 그럼에도 KB운용과 삼성운용에는 최근 3개월 동안 각각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돼 가장 많은 펀드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어 소형운용사인 트러스톤운용과 교보악사운용에도 각각 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순유입됐다. 절대 규모면에서 KB운용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운용사 규모나 펀드 수를 고려한다면 이들 소형 운용사로 몰리는 자금 수준은 대형 운용사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특히 트러스톤운용의 트러스톤칭기스칸 펀드는 설정 이후 1년 수익률이 최상위권에 오르자 순자산 규모가 지난 6월 4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2배로 커졌다.

◆개별 펀드 수익률도 우세

개별 펀드 수익률 역시 소형펀드가 대세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을 보면 1000억원이 안되는 소형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반도체 상장지수(ETF)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TIGER SEMICON상장지수' 펀드가 120%의 수익률로 최고 수준이다. 지난 1년간 전기전자 업종이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린 덕분에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하는 테마 펀드와 인덱스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반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소형펀드 수익률이 단연 돋보인다. 마이에셋운용의 '마이트리플스타' 펀드가 119.8%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이 펀드는 순자산 규모가 140억원에 불과하다. 또 88%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알리안츠Best중소형펀드'도 자산규모가 147억원 수준이다. 1조원이 넘는 대형펀드 16개 중에서 최근 1년 수익률이 100위권에 드는 펀드는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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