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철강… 자유롭게 투자하는 '신종 ETF(상장지수펀드)' 뜬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ETF 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거래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종 ETF 출시

최근 새로운 ETF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49개 ETF 중 17개가 올 들어 새로 상장된 것이다. 지난 10월 이후에만 5개가 상장됐다. 지난달 LG그룹주에 투자하는 푸르덴셜운용의 'PREXLG그룹&ETF', 삼성투신운용의 'KODEX철강'·'KODEX건설'·'KODEX에너지화학' 등도 선보였다. 중국 지수(중국항성본토25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미래에셋맵스의 'TIGER 차이나'도 출시됐다.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7월 국고채ETF를 상장한 데 이어 통안채(통화안정채권)ETF 출시를 검토 중이다. 통안채는 보통 억원 단위로 판매돼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힘들었지만 ETF로 만들면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달러화 상승이나 하락에 각각 투자하는 ETF도 준비 중이다. 삼성투신운용은 국내 처음으로 레버리지ETF를 낼 예정이다. 파생상품을 활용해 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삼는 레버리지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매매하는 식이다. KTB자산운용은 사회책임투자(SRI) ETF를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9월 발표한 SRI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우리자산운용은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게 고안된 인버스ETF와 운송·보험 등 섹터ETF도 출시 예정이다.

◆브라질·은행 ETF 수익률 좋아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삼성투신운용의 '삼성KODEX Brazil증권 ETF'로 37.87%였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는 12.4%였다. 브라질 증시가 9월 이후 17% 넘게 상승하는 등 회복세가 빨랐기 때문이다. 국내증시에선 IT·자동차에서 금리인상 혜택이 기대되는 금융업종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ETF의 수익률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우리자산운용 '우리KOSEF Banks ETF'가 14.01%로 국내주식형 평균(3.08%)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로는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 업종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이 좋았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의 '미래에셋맵스타이거세미콘 ETF'(137.81%)와 삼성운용의 '삼성코덱스반도체 ETF'(136.13%)의 수익률이 높았다.

◆원자재도 ETF로

지난 2일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해외 상장된 금 ETF에 투자하는 '현대하이셰어스골드특별자산ETF'를 내놨다. 삼성투신운용은 지수가 아닌 금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ETF를 연내 국내에 처음 내놓는다. 런던귀금속시장협회(LBMA)의 규정에 따라 거래되는 금(金)에 50% 이상을 투자한다. 해외에서 금을 사서 들여오면 부가가치세·운송료·보험료·보관료 등 각종 비용이 들어가지만 ETF로 투자하면 싸게 금에 투자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 상장된 원자재 ETF는 금 관련 상품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원자재에 투자하려면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를 이용해야 한다. 해외 원자재ETF에 투자할 땐 거래가 활발한지 확인해야 한다. 해외든 국내든 원자재 ETF는 달러로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율 추이를 잘 살핀 뒤 환헤지(환 선물거래로 위험 회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원화가 강세일 때(환율 하락기)는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새로운 구조의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되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다양한 ETF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금 현물이나, 국채에 투자하는 ETF들이 나오고 있다. 부대비용을 크게 물지 않고 요즘 '뜬다'는 원자재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ETF는 펀드를 주식처럼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킨 뒤 빈번히 사고파는 상품이다. 펀드를 환매하려면 길게는 만기 때까지 짧게는 며칠씩 기다려야 하지만, ETF는 전화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로 거래소에 바로 내다 팔면 된다. 또, ETF는 적은 돈으로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여러 과자(주식·금·채권 등)가 일정한 비율로 섞여 있는 바구니(ETF)들을 사서 값이 오르면 되팔아 이익을 보는 식이다. 따라서 'KOSPI200' 등 특정 지수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비용도 일반 펀드보다 적게 드는 편이다. 일반 주식형펀드가 연 2~3%의 보수를 떼가는 데 비해 ETF는 연 0.3~0.6% 수준이다.

◆거래세 부과 논란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2012년부터 국내주식형 ETF에도 0.1%의 거래세(현행 주식거래세는 0.3%)가 부과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펀드인 ETF에 대해 주식처럼 증권거래세를 부과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최종보유자의 초과이익에 배당소득세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거래세를 또 부과하면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다른 ETF에는 거래세를 부과 안 하면서 국내주식형ETF에만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ETF 거래 급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내년 4월부터 해외ETF에 대해 보유기간 중 발생이익에 15.4%의 배당소득세를 부과하는 안도 나왔지만, 시스템 구비 조건 등의 이유 때문에 회사들은 추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단 정부는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과세문제가 향후 어떻게 결정 날지 추이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