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스타] 이영애, 베니스 설움 청룡으로 한풀이

세계적 명성의 영화제 여우주연상과 청룡 영화상 여우주연상, 어떤 상이 배우들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개인차가 있겠지만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여배우로 인정받는 되는 것과, "청룡영화상을 받는다는 건 모든 여배우의 꿈"이라는 수상자의 말처럼, 둘 중 한가지 상이라도 받는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큰 영광일 것이다.

화려하게 빛났던 청룡과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여배우들을 알아봤다.

▶강수연, 해외영화제의 영광 청룡에서 재현

강수연은 영화 '씨받이'(1987),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로 베니스, 몬트리올 등의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월드 스타'란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청룡 영화상이 1974~1989년까지 중단되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청룡의 여인으로 올라서진 못했다. 강수연은 그간 청룡의 오랜 기다림을 한풀이하듯 연기에 혼신을 다했고 결국 1992년 영화 '경마장 가는 길'로 청룡의 여인으로 다시 한번 우뚝 섰다.

▶이영애, 베니스 설움 청룡으로 한풀이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가 2005년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되며 여우주연상을 노렸지만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같은 해 열린 '제26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여 그간의 아픔을 씻어냈다. 이영애는 수상소감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친절한 금자씨'를 연기했다"며 "영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더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든 분들에게 사랑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시 13년의 연기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었던 이영애의 눈물에 영화 팬들은 청룡이 얼마나 의미 있는 상인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전도연, 칸과 청룡의 영광을 동시에

2007년만큼은 '전도연의 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만큼 전도연은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빛났다.

전도연은 '밀양'에서 보여준 탁월한 연기로 그해 5월에 '제60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그는 "여기서는 제가 신인이고 무명인데, 그런 배우에게 쉽게 상을 주지 않는다고"며 기대감을 자제했었다. 하지만 폐막식에 함께 참석한 이창동 감독과 송강호는 '밀양-전도연'이 호명되자 벌떡 일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같은 해 11월 '제28회 청룡영화상'의 모든 포커스는 전도연에게 맞춰졌다. 과연 전도연이 사상 최초로 해외 영화제와 청룡 여우주연상의 영애를 동시에 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전도연은 청룡의 치열한 경쟁과 엄정한 심사를 뚫고 칸의 여왕에서 청룡의 여인으로 재탄생했다. 전도연은 칸과 청룡의 영광을 동시에 안은 최초의 배우로서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