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트로피여 다시 한번

▶박찬욱-감독상

박찬욱 감독의 천재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청룡영화상에서 빛을 발했다. 2000년 제21회 청룡영화상에서 '공동경비구역 JSA'로 첫 감독상을 수상했다. 3년뒤인 제24회 청룡영화상에서도 '올드보이'로 감독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올해 '박쥐'를 들고 나왔다. 이미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시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선과 악, 죄와 벌이라는 철학자들의 오랜 고민을 파격적인 영상에 담아냈다. '박쥐'가 뛰어난 작품임엔 분명하지만 박 감독이 올해 세번째 감독상의 영예를 거머쥐기 위한 여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용화(국가대표), 봉준호(마더), 윤제균(해운대), 장진(굿모닝 프레지던트) 등 현재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모두 후보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이해준-각본상

이해준 감독은 '품행제로(2002)',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남극일기(2005)' 등의 시나리오로 충무로에서 이름을 날렸다.

그가 처음 메가폰을 잡고 연출에 도전한 작품은 '천하장사 마돈나(2006)'. 그 해 이해준 감독은 제27회 청룡영화상에서 이 영화로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해준 감독은 올해 영화 '김씨표류기'로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한강 밤섬에 갇힌 남자와 강변 아파트에 사는 은둔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각본상엔 '국가대표'의 김용화, '마더'의 박은교 봉준호, '불신지옥'의 이용주, '애자'의 정기훈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김윤석 송강호 장동건-남우주연상

장동건은 청룡영화상의 유일한 그랜드슬램 기록 보유자다. 신인남우상과 남우조연상, 인기스타상과 남우주연상 등 배우가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받았다.

1997년 제18회 청룡영화상 '패자부활전'으로 신인남우상을 받은 뒤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로 남우주연상을 받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렸다.

올해는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엣지있는' 대통령 역할로 다시 한번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송강호는 1997년 제18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넘버3'로 영화계 입문 이후 첫 트로피를 받았다. 남우조연상이었다.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남우주연상의 기회를 엿보던 송강호. 마침내 2007년 제28회 청룡영화상에서 '우아한 세계'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올해 그는 다시 '박쥐'로 남우주연상에 도전한다.

김윤석은 지난해 '추격자'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타짜'와 '천하장사 마돈나(이상 2006)' 등에서 개성 강한 조연으로 주목받은 김윤석은 '추격자'를 통해 20년지기 송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충무로의 대표 배우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거북이 달린다'로 2연속 수상에 도전한다.

남우주연상 후보는 송강호를 비롯해 김명민(내사랑 내곁에), 김윤석(거북이 달린다), 장동건(굿모닝 프레지던트), 하정우(국가대표) 등 다섯명이다.

청룡의 영광, 재현할 수 있을까. 제30회 청룡영화상이 12월 2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녀주조연상, 남녀신인상, 신인감독상, 촬영상, 각본상, 한국영화최다관객상, 청정원단편영화상 등 총 18개 부문에 걸쳐 열띤 경쟁이 펼쳐질 전망. 각 부문별 후보 중엔 이미 청룡 트로피와의 설레는 첫키스 경험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다. 과연 이들은 청룡영화상과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까.

1991년 조연상 김보연 18년만의 수상소감 도전

송강호 2년만에 2번째 주연상 도전 신인감독상 이해준 이번엔 각본상 부푼꿈

▶김보연-여우조연상

김보연은 1976년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각종 영화와 방송 관련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1991년 제12회 청룡영화상에서 '은마는 오지 않는다'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올해는 영화 '불신지옥'을 들고 18년만의 재도전을 펼친다. 세월이 흐르면서 연기의 완숙미는 한층 강렬해졌다. 여우조연상 부문엔 '애자'의 김영애, '박쥐'의 김해숙, '7급공무원'의 장영남, '미인도'의 추자현이 김보연과 함께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