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미디어아트가 뭐야?" 묻는다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삼성미술관 리움이 오랜만에 특별전인 《미디어 상설전(展)》을 선보이고 있다.

리움 측은 '상설전'이라고 하고 있지만, 국내외 굵직한 미디어 작가들의 작품을 새롭게 기획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비롯해 빌 비올라·미야지마 다쓰오·샘 테일러 우드·김수자·정연두·요나스 달버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빌 비올라의 작품 〈베일〉은 여러 겹의 흰색 베일에 영상이 투사되는 설치작품으로, 영혼과 인간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슬람의 수피즘(Sufism) 사상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인간은 신(神)과 인간 사이에 드리운 수많은 베일을 거쳐 태어난다는 것이다. 마치 인간의 영혼이 허공을 날아오르는 것 같은 신비감을 느낄 수 있다.

샘 테일러 우드는 영국 출신의 젊은 작가로, 그의 영상작품 〈줄(String)〉에서는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발레리노가 줄에 매달려 우아하게 춤을 춘다. 그 아래에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춤과 음악은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영역에 몰입하고 있을 뿐이다.

정연두의 비디오 작품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는 인공적으로 만든 세트장에 벼가 익은 황금 들판을 재현한 것으로 장르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리움은 또 겸재 정선 서거 250주년을 기념해 《정선과 18세기 화가들》전(展)을 열고 있다. 정선을 중심으로 김홍도·심사정·강세황 등 18세기 대표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정선 특유의 힘이 넘치는 〈금강전도〉와 강하면서도 서정적인 〈인왕제색도〉를 만날 수 있다. 리움 관계자는 "〈봉래전도〉는 정선이 금강산을 수평으로 표현한 것으로 산 입구부터 정상까지 오르며 볼 수 있는 풍경을 가로로 그린 작품이며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고 밝혔다.

제프 쿤스의 조각 〈리본 달린 매끄러운 달걀〉이 새롭게 전시 중이어서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3월 말까지 예정. 입장료 일반 1만원, 초중고생 6000원. (02)2014-6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