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이병헌, "청룡 위해서라면 아이리스도 STOP"

이병헌 촬영의상 입고 깜짝 참석…5년연속 개근

'청룡을 위해서라면 불가능이 없다!'

한류스타 이병헌이 200억 프로젝트인 블록버스터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KBS2)도 잠시 멈추게 만들었다.

시청률 30%를 훌쩍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리스'의 남자주인공 김현준 역으로 열연 중인 이병헌은 지난 주부터 계속해서 제3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시상식 하루 전인 1일까지 확답을 하지 못했다. 최근 이 작품이 엄청난 촬영분량으로 쪽대본에 의존할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도저히 시상식에 오지 못할 상황이었기 때문.

이병헌의 측근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이병헌은 '아이리스'를 촬영하면서도 지난 1일 하룻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올해 할리우드 영화인 '나는 비와 함께 간다'와 '지.아이.조'에서 맹활약하며 진정한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한 만큼 주최 측의 간곡한 요청도 있었고,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까지 그를 직접 보고 싶다는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

결국 국내 최고의 영화축제에 자신이 빠질 수 없다고 마음을 굳힌 이병헌은 2일 서울 상암동 DMC 인근에서 17부 보충촬영을 하다가 여의도 KBS홀로 발길을 돌렸다.

이병헌은 함께 촬영중이던 김태희 김소연 등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들에게 급박한 사정을 전했고, 이들도 흔쾌히 받아줘 참석하게 됐다.

하지만 그는 잠깐 촬영을 멈추고 달려온 만큼 제대로 된 의상도 갖춰 입지 못한 채 촬영용 의상 그대로 참석했다.

이미 시상식이 시작된 후인 오후 8시 15분쯤 KBS홀에 도착한 그는 아쉽게도 레드카펫 행사엔 나서지 못했다. 이때문에 이병헌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피켓을 든 일본 등 해외 팬들과는 만나지 못했다. 잠시 좌석에 앉아 동료들의 수상을 지켜보던 이병헌은 예상치 않았던 인기스타상까지 수상해 기쁨이 두배였다. 무대에서 잠시 다른 수상자들과 인터뷰를 가진 그는 2부가 시작되기 전,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 한채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하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이병헌의 깜짝 등장으로 이날 TV를 시청한 이병헌의 팬들은 눈이 호강했다. 청룡영화상 생중계에 이어 '아이리스' 15회가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동행한 이병헌의 한 측근은 "이병헌씨가 지난 26회부터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시상식에 참석하는 등 '청룡영화상'과는 인연이 무척 깊다. (이번 참석이) 사실 불가능한 미션이었지만,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 촬영을 잠시 미루게 됐다"며 "올해 해외 작품에만 출연해 이번 시상식 후보엔 오르지 못했지만, 팬들의 투표로 뽑은 인기스타상을 수상하게 돼 기쁜 마음으로 촬영장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 서주영 기자 julese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