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어떻게 뽑았나?
입력 : 2009.12.02 22:56
| 대한민국 국가대표 영화제 30년 전통의 이름으로… |
| 공정 또 공정하게… |
심사 회의는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은 각 부문의 대상 후보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여우주연상은 김혜자와 하지원 사이에서 갈등했다. 대체로 "김혜자는 연기 공력의 출발선이 나머지 네 배우들과 전혀 다르다.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의견이었지만 한편에선 "지나치게 어머니의 광기만 드러나면서 복합적이고 섬세한 부분에선 균일화된 면이 있었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원에 대해선 "'내사랑 내곁에'라는 영화는 하지원을 통해 구원받은 느낌이었다. 사건과 감정 변화의 중심에 하지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하지원이 7표를 받았다. 투표 결과와 상관없었지만 김옥빈에 대해선 "'색계'의 탕웨이처럼 대선배 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자기 연기를 했다. 이 배우가 이런 걸 숨기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이 샀다.
남우주연상은 김명민과 송강호, 김윤석을 지지하는 의견이 많았다. 한 심사위원은 김명민의 연기를 "한국의 배우들이 얼마나 안일하게 무대에 올라가고 있는가에 대한 항거"라 규정하며 표를 던졌다. 그가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배우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 점에 대한 찬사다. 투표 결과는 김명민이 5표로 과반수를 넘었다.
작품상의 선택에선 두가지 성향을 고민해야 했다. '마더'와 '박쥐'라는 대중성보다 작품성에 방점을 찍은 영화, 그리고 '국가대표'와 '해운대'라는 상업성에 비중을 둔 영화로 패가 갈렸다. 의견이 분분했다. "'마더'와 '박쥐'가 한국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는 쪽이 있었고 "대중과의 소통을 고려해야 한다"는 쪽이 팽팽히 맞섰다. 심사위원들의 난상토론은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6표를 받음으로써 끝이 났다.
감독상은 김용화 박찬욱 봉준호의 3파전이었다. 1차투표에선 다섯 명의 후보 중 앞서 언급한 세 감독이 똑같이 3표씩을 나눠가졌다. 김용화 감독은 세 감독만을 놓고 벌인 2차 투표에서 7표를 얻었다. 심사위원들은 "'국가대표'의 경우 대중영화의 전범이랄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결과물이었다"며 매끄러운 웰메이드 상업영화를 만들어낸 감독의 연출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여우조연상은 김해숙 김영애 김보연 등 중견 연기자들 쪽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김해숙의 연기가 조금 과한 듯 했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대체로 '박쥐'에서 난이도 높은 캐릭터를 신들린 듯 연기한 데 대해 높은 점수가 나왔다.
남우조연상은 진구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성동일과 이민기에 대한 지지 의견이 나왔다. "'마더'에서 김혜자의 에너지를 받아칠 만큼의 강한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이었다.
올해 청룡영화상 심사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맡았다. 박정자(배우) 조혜정(수원대 교수) 조진희(숙명여대 교수) 한지승(영화감독) 김현석(영화감독) 강유정(영화평론가) 이응진(KBS 드라마 제작국장) 김형중(스포츠조선 연예사회팀 차장)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 권영한 기자 이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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