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이야기] 추자현 엄지손가락 사인 누구에게?

작품상 시상식때 오른쪽 앞 '마더' 팀에 신호 보내

하지원-설경구 참석 '해운대'팀도 새벽까지 파티

"제 엄지손가락 사인 못 보셨어요?"

2일 밤 서울 청담동의 한 일식주점. 20여명의 영화인들이 맥주잔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제30회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마더'의 뒷풀이 장소다. 출연진, 제작진이 다함께 모였다.

제법 술잔이 돌았을 무렵, 깜짝 손님이 방문했다.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시상한 배우 추자현이다.

추자현은 자리에 앉자마자 "내 엄지손가락 봤어? 봤어?"라고 물었다. '웬 엄지손가락 사인?' 다들 아리송한 표정을 짓자 추자현이 설명했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작품상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시상식의 맨 마지막에 발표된다. 수상자의 이름이 적혀 있는 봉투는 밀봉돼 있다. 시상자로 나선 이들도 그 밀봉을 뜯기 전까진 누구의 이름을 부르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

수상작의 이름이 발표되기전 이날 시상자로 나선 추자현은 허리춤에 다소곳이 모아놓고 있던 오른손을 움직여 엄지손가락을 폈다 쥐었다. 0.5초도 걸리지 않을 만큼 순식간이었다. 무대 위에서 봤을 때 오른편 앞쪽에 앉아있던 '마더'팀을 향해 보낸 사인이었다.

이날 뒷풀이장소를 주최한 '마더'의 제작사 바른손의 서우식 부사장은 전혀 몰랐다는 표정. 옆에 앉아 있던 진구는 그나마 눈치가 빨랐다. "자현이가 엄지손가락 사인을 보낼 때 나랑 눈이 딱 마주쳤다. 설마 우리가 타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더'팀은 다음날 새벽 1시쯤 1차를 마치고 다음 파티 장소로 이동했다. 1차에선 주로 맥주에 일본 사케를 섞어 마셨다.

하지원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해운대'가 아니라 '내사랑 내곁에'였지만, 아무튼 여우주연상을 배출한 '해운대'팀도 잔치 분위기였다.

'해운대'팀은 서울 신사동의 가라오케에서 큰 방 두개를 빌렸다.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하지원 강예원 이민기 김인권 등이 참석했다. '내사랑 내곁에'의 임하룡도 합류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설경구도 뒤풀이 자리에 함께해 하지원의 수상을 축하했다.

새벽 4시가 넘어서까지 양주와 맥주 폭탄주가 돌았다.

'국가대표'팀은 청담동에 자리를 잡았다. 쇼박스의 유정훈 대표를 비롯해 김용화 감독, 하정우 김지석 등이 참석했다. 새벽 2시까지 1차를 벌였다. 감독상을 받은 김용화 감독이 술값을 계산했다.

'박쥐'팀은 조촐하게 모여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지방에서 바쁜 촬영스케줄을 쪼개서 서울에 올라온 이들도 있었고 다음날 아침 일찍 현장으로 떠나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송강호 김옥빈 김해숙 신하균 등 배우들과 스태프가 강남 쪽에 모였고, 라면과 우동으로 간단히 식사를 했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김해숙에 대한 축하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