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패(覇)는 끝났지만

〈제9보〉(113~130)=중국 바둑계는 새 천년 초부터 구리(古力·26), 쿵제(孔杰·27) 후야오위(27)를 묶어 '3총사'로 부르며 앞날을 기대했다. 이 레이스에서 먼저 구리가 앞서나갔고, 쿵제도 올해 2개 국제대회 결승에 오를 만큼 성장했다. 한 발 처진 후야오위는 "구리와 자주 겨루고 싶어 일부러 갑조리그 주장을 맡았다"고 말할 만큼 승부욕이 강한 기사. 셋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처절한 패(覇)싸움 속에서 흑은 당초 야심대로 117을 차지, 우하귀 백을 미생마로 엮는 데 일단 성공했다. 118은 팻감 공작. 이 수로 참고1도 백 1로 곧장 패에 들어가면 흑이 4로 △에 이어 패를 해소해버린다. 8까지의 교환은 물론 백의 대손해.

하지만 118 때 흑이 참고2도 1로 응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흑 5로 △에 두어 패를 해소해도 백A의 구명줄이 있어 우하 백이 살아가는 것. 그래서 119로 몰았고, 124의 절대 팻감 덕에 128의 패 해소에 성공했다. 백이 130으로 꼬부려 나오면서 중원전은 더욱 험악해진다. (116 126…△,12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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