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할리우드의 팜므 파탈
입력 : 2009.12.07 12:52
| 최근 한 주말 예능프로에서 출연자들이 퀴즈대결을 벌였다. 영화 제목을 맞히는 문제였다. 출제자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는 자세를 취했다. 몇 사람이 비슷한 동작을 반복했고, 마지막 출연자는 쉽게 정답을 맞혔다. '원초적 본능'(1992)이었다. 샤론 스톤이 여주인공 캐서린으로 출연해 지구촌 남성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바로 그 영화다. |
| 다리 꼬는 샤론 스톤에 지구촌 남성들 '헉~' |
| 야릇한 포즈 일약 섹스 심벌로 마릴린 먼로도 전설적 센세이션 40~50년대 느와르 영화 최다등장 |
샤론 스톤은 이 영화로 할리우드 최고의 팜므 파탈로 떠올랐다. 빛나는 금발머리, 뇌쇄적인 관능미, 악마적이고 사악한 눈빛, 도도한 자만심.... '토탈 리콜'의 조연으로 막 이름을 알렸던 샤론 스톤은 속옷조차 입지 않은 짧은 원피스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다리를 바꿔 꼬았다. 살인 혐의를 캐묻던 경찰들마저 긴장시키는 야릇한 포즈였다. 그리고 일약 섹스 심볼이 됐다.
그녀는 자신과 섹스한 남성들을 얼음 송곳으로 찔러 살해하는 공격성을 선보였다. 잔인한 살인자이자 도발적인 섹스의 주체로 나와 충격을 안겨줬다. 남성의 훔쳐보기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예전의 섹시스타와 다른, 강인하고 공격적인 팜므 파탈이었다. 샤론 스톤은 이후 '슬리버', '원초적 본능2' 같은 영화에서 섹시미를 마음껏 과시했다.
마릴린 먼로는 할리우드 팜므 파탈의 전설적인 존재다. 먼로는 "나를 숭배하던 남자들은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모두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들이 내게 키스하고, 품에 안고 싶어 안달하는 것은 모두 내 탓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먼로는 남성들의 우상이었고, 섹스의 화신이었다. 먼로는 에로틱한 요부, 백치미의 표본으로 각인돼 있다. 많은 영화에서 섹시하지만 머리는 텅 빈 금발미녀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사생아로 태어나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양녀로 떠돌았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성숙했고 섹시했다. 13세 때 몸에 꽉 끼는 동생의 스웨터를 입고 학교에 갔다가, 그녀의 몸매에 반한 남학생들의 대시를 받았을 정도였다. 모델, 단역을 전전하다가 '나이아가라'(1953)에 바람난 유부녀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육감적인 몸매, 대담한 노출이 비결이었다. 특히 엉덩이를 독특하게 흔드는 먼로워크(Monroe Walk)로 뭇남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먼로는 이후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 '돌아오지 않는 강'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지하철 송풍구 바람에 치마가 날려 올라가는 장면으로 유명한 '7년만의 외출'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뜨거운 것이 좋아'로 절정에 올랐다.
먼로는 야구스타 조 디마지오, 극작가 아서 밀러와 결혼했다. 말년에는 정신적 파탄에 이르러 수면제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먼로는 뭉클한 순애보의 대상이기도 했다. 디마지오는 혼자서 먼로의 장례식을 치르고, 죽을 때까지 그녀의 무덤에 매주 두 번 장미꽃을 바쳤다.
자신을 광적으로 사랑한 대학강사 험버트를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롤리타'의 열두 살 소녀 롤리타는 '청순하면서도 악마적인' 팜므 파탈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색, 계'에서 중국인 일본 고위관리 이(양조위)와 사랑에 빠져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왕치아즈(탕웨이)는, 남성이 아닌 자신이 파멸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색다른 팜므 파탈로 기억된다. 'LA 컨피덴셜'의 킴 베이싱어도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팜므 파탈로 꼽힌다.
무성영화시대의 스타 그레타 가르보와 영화 '마타하리'는 절묘한 조합이었다. '마타하리'(1932)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의 무희였던 마타하리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 '새벽의 눈동자'란 뜻의 마타하리는 빼어난 외모와 춤으로 파리 남성들의 우상이 됐지만, 스파이 혐의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관능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이미지의 가르보와 매혹적인 스파이의 비극적인 삶이 잘 어울렸다.
할리우드에서 팜므 파탈이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1940~50년대 느와르 영화다. 남성들은 전쟁이 끝난 후의 정체성 혼란과 위기감을 벗어나기 위해 여성을 성적으로 타락한 요부, 창녀 이미지로 색칠했다. 하이힐, 허리를 졸라맨 검은 드레스, 길고 뾰족한 손톱과 진한 화장, 가느다란 담배 등으로 상징되는 고혹적인 이미지였다. 이런 모습은 할리우드 팜므 파탈의 전형이 됐다.
그녀는 자신과 섹스한 남성들을 얼음 송곳으로 찔러 살해하는 공격성을 선보였다. 잔인한 살인자이자 도발적인 섹스의 주체로 나와 충격을 안겨줬다. 남성의 훔쳐보기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예전의 섹시스타와 다른, 강인하고 공격적인 팜므 파탈이었다. 샤론 스톤은 이후 '슬리버', '원초적 본능2' 같은 영화에서 섹시미를 마음껏 과시했다.
마릴린 먼로는 할리우드 팜므 파탈의 전설적인 존재다. 먼로는 "나를 숭배하던 남자들은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모두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들이 내게 키스하고, 품에 안고 싶어 안달하는 것은 모두 내 탓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먼로는 남성들의 우상이었고, 섹스의 화신이었다. 먼로는 에로틱한 요부, 백치미의 표본으로 각인돼 있다. 많은 영화에서 섹시하지만 머리는 텅 빈 금발미녀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사생아로 태어나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양녀로 떠돌았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성숙했고 섹시했다. 13세 때 몸에 꽉 끼는 동생의 스웨터를 입고 학교에 갔다가, 그녀의 몸매에 반한 남학생들의 대시를 받았을 정도였다. 모델, 단역을 전전하다가 '나이아가라'(1953)에 바람난 유부녀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육감적인 몸매, 대담한 노출이 비결이었다. 특히 엉덩이를 독특하게 흔드는 먼로워크(Monroe Walk)로 뭇남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먼로는 이후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 '돌아오지 않는 강'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지하철 송풍구 바람에 치마가 날려 올라가는 장면으로 유명한 '7년만의 외출'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뜨거운 것이 좋아'로 절정에 올랐다.
먼로는 야구스타 조 디마지오, 극작가 아서 밀러와 결혼했다. 말년에는 정신적 파탄에 이르러 수면제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먼로는 뭉클한 순애보의 대상이기도 했다. 디마지오는 혼자서 먼로의 장례식을 치르고, 죽을 때까지 그녀의 무덤에 매주 두 번 장미꽃을 바쳤다.
자신을 광적으로 사랑한 대학강사 험버트를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롤리타'의 열두 살 소녀 롤리타는 '청순하면서도 악마적인' 팜므 파탈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색, 계'에서 중국인 일본 고위관리 이(양조위)와 사랑에 빠져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왕치아즈(탕웨이)는, 남성이 아닌 자신이 파멸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색다른 팜므 파탈로 기억된다. 'LA 컨피덴셜'의 킴 베이싱어도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팜므 파탈로 꼽힌다.
무성영화시대의 스타 그레타 가르보와 영화 '마타하리'는 절묘한 조합이었다. '마타하리'(1932)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의 무희였던 마타하리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 '새벽의 눈동자'란 뜻의 마타하리는 빼어난 외모와 춤으로 파리 남성들의 우상이 됐지만, 스파이 혐의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관능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이미지의 가르보와 매혹적인 스파이의 비극적인 삶이 잘 어울렸다.
할리우드에서 팜므 파탈이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1940~50년대 느와르 영화다. 남성들은 전쟁이 끝난 후의 정체성 혼란과 위기감을 벗어나기 위해 여성을 성적으로 타락한 요부, 창녀 이미지로 색칠했다. 하이힐, 허리를 졸라맨 검은 드레스, 길고 뾰족한 손톱과 진한 화장, 가느다란 담배 등으로 상징되는 고혹적인 이미지였다. 이런 모습은 할리우드 팜므 파탈의 전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