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입대 6일 앞두고… 조한승 九단 GS칼텍스배 우승

군 입대를 불과 6일 앞둔 프로기사 조한승 九단이 대형 타이틀을 따내 바둑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제14기 GS칼텍스배 도전5번기 제4국서 조 九단은 타이틀 보유자 박영훈(24) 九단을 백 불계로 제압, 3대1의 전적으로 우승했다.

조 九단은 그동안 뛰어난 실력으로 각종 대회를 누비면서도 군 복무 혜택 조건이 걸린 상황에선 항상 간발의 차로 비켜났던 기사. 이창호 박정상 최철한 박영훈 등 동료들이 일찌감치 '메이저 국제대회 2위 이내 입상'에 성공, 병역특례로 바둑에만 전념하는 동안 그는 2년 연속 단 1승 차로 탈락하기도 했다. 바둑은 워낙 예민한 두뇌승부여서, 어떤 천재기사도 2년간 손을 놓으면 평범한 프로로 전락한다는 게 바둑계의 정설이다. 조 九단은 한 달 뒤면 우리 식 나이로 29세가 된다.

몇 년째 입대를 연기하며 기회를 기다리던 그는 지난해 특례 해당대회가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으로 바뀌자 특례를 포기, 입대 날짜를 받아놓은 채 이번 도전기를 맞이했었다. 오는 15일 춘천 102보충대 신병훈련소에 입소하는 조한승은 "박영훈 사범에게서 좋은 선물을 받았다. 프로기사로 좀 더 성공하고 싶어 입대를 미뤘을 뿐 군대를 두려워한 적은 없다"며, "군 복무 후 오히려 더 우수한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다"고 씩씩하게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