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잉씨배 정복에 "와" 이세돌 휴직에 "아"

바둑계로서도 과거 어떤 해 못지않게 다사다난했던 2009년이었다. 한국기원이 선정한 '바둑계 10대 뉴스'를 통해 환호와 탄식,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지난 한 해 19로(路)의 족적을 총정리해본다.

①최철한 잉씨배 정복 및 상금왕 등극

이창호를 3대1로 누르고 제6회 잉씨배를 차지함으로써 최철한은 한국의 잉씨배 석권 전통을 다시 잇게 됐다. 4년 전 5회 때 결승서 중국 창하오(常昊)에게 당한 준우승 아픔도 씻었다. 잉씨배 우승을 기반으로 최철한은 6억3000여만원(14일 현재)을 확보, 올해 상금왕에도 등극했다.

②이세돌 휴직 파문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톱 랭커 자리를 다투던 이세돌이 7월 1일부터 18개월 시한으로 휴직을 선언, 국내외 바둑계에 큰 반향을 몰고왔다. 3관왕이던 그는 국수(國手) 타이틀을 반납하는 등 연말 무관(無冠)으로 전락했다.

③바둑,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 승격

2002년 인정단체, 2006년 준가맹단체에 이어 2009년 2월 대한체육회의 55번째 정식 가맹단체로 등록했다. 2010년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도 바둑 종목에 3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④비씨카드배 세계오픈전으로 재탄생

신예 기전이던 비씨카드배가 세계 최초의 전면 오픈전, 본선 컷오프 상금제 등 획기적인 방식의 대형 세계기전으로 탈바꿈했다.

⑤김지석 기록 부문 4개 석권

올 한 해 다승(71승), 승률(81.6%), 연승(17연승), 최다 대국(87국·이상 14일 현재)으로 91년 이창호 이래 무려 18년 만의 '기록 4관왕'에 등극했다. 제5기 물가정보배에선 이창호를 꺾고 생애 첫 우승에도 성공했다.

⑥중국 비약, 한국 압박

올 한 해 열린 8차례의 남자 세계대회 결승서 중국이 5회를 우승, 3회에 그친 한국을 앞질렀다. 여자 부문서도 중국이 제7회 정관장배 단체전 우승으로 한국을 압도했다. 14일 현재 올해 양국 간 총전적에선 한국 쪽 승률이 34.8%(133승249패)에 불과하다. 중국 구리(古力)가 세계 3관왕에 나섰다.

⑦영남일보 한국바둑리그 3연패(連覇)

최규병 감독이 이끄는 영남일보는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한게임에 2대1로 이겨 우승했다.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3년 연속 우승으로 해마다 연패 기록을 스스로 경신해 나가고 있다.

⑧병영바둑교실 본격화

한국기원이 3월부터 시작한 군부대 국군장병 바둑 보급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보병 65사단을 필두로 해군작전사령부, 해병 1사단, 공군작전사령부, 국군수도병원 등 10개 부대에 연인원 1000명이 넘는 장병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⑨농심배 우승 탈환

국가 대항 단체전인 농심배 패권을 1년 만에 중국으로부터 탈환했다. 강동윤의 5연승, 이세돌의 막판 2연승으로 최종 주자 이창호는 한 판도 안 두고 우승이 결정됐다. 농심배 10년간 한국은 8회를 석권 중이다.

⑩강동윤 생애 첫 세계 정복

제22회 후지쓰배 대회서 강동윤은 파죽지세로 결승에 오른 뒤 이창호와의 결승마저 승리하고 우승했다. 개인적으로 첫 세계 제패였고, 한국의 후지쓰배 우승은 통산 14회로 늘어났다.

⑩국가대표 상비군 운영

2010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여자 상비군을 구성, 양재호 감독 체제로 12월 훈련에 돌입했다. 남자 상비군은 내년 3월 구성되고 7~8월쯤 남녀 최종 대표 선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국의 상시 훈련체제를 벤치마킹한 이 훈련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