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제국' 잉카 유물, 27년 만의 한국 나들이

황금빛 찬란한 잉카 문명이 서울에서 되살아났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내년 3월 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태양의 아들, 잉카》 특별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기원전 3000년경 안데스 고대문명의 유물부터 1532년 스페인 제국의 침략으로 멸망한 잉카제국의 것까지 351점의 페루 지역 유물을 선보인다. 잉카 유물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지난 1982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페루 국보전》 이후 27년 만이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1987년 페루 북부의 시판 지역에서 발굴된 모체 시대(100~700년) 통치자의 무덤 속에서 나온 황금 부장품 41점이다. 금동제 펠리노 신상은 기괴한 형상이 눈길을 끌고, 금과 터키석으로 장식된 귀걸이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위해 페루에서 처음으로 해외에 반출된 미라 6점도 흥미롭다. 길게 땋은 머리 위로 모자를 쓴 치리바야 시대(900~1440년)의 미라가 무릎을 모으고 앉아있다. 사람뿐 아니라 개와 원숭이 미라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는 문명사의 흐름에 따라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기원전 3000년 무렵 안데스 고대문명의 신화와 전설을 다룬다. 2부 '문명의 발전'에서는 시판왕의 황금 유물을 중심으로 페루 고대문명의 발전상을 보여준다. 3부 '태양의 아들, 잉카'에서는 잉카제국(1430~1532)의 결승문자(結繩文字) 키푸와 황금제 신상, 잉카왕의 그림 등이 전시된다. 잉카제국의 마지막 도시이자 세계문화유산인 마추픽추에서 출토된 유물 13점도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