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진영 남편 김영균씨, 회고록 '마지막 선물' 출간

'진영이와 608일간의 사랑을 담아…'

　"추억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고, 그 방법이 집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배우 고 장진영의 남편 김영균씨가 고인과 나눈 608일간의 사랑을 담은 회고록 '마지막 선물'을 펴냈다. 김씨는 이 책에서 운명 같은 사랑의 시작부터 예기치 못한 위암 진단, 이별을 앞두고 영원을 약속했던 결혼식과 혼인신고 4일 뒤 다가온 작별의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김씨와 장진영이 주고받은 편지와 문자, 사진들은 절절하다. 장진영이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인 8월 1일 김씨에게 '내 사랑 울지 마요. 내가 많이 미안해요. 열심히 치료해서 꼭 나을게요. 내가 나중에 꼭 행복하게 해줄게요'라고 보낸 문자나, 김씨가 혼인신고를 했다는 말에 "당신한테 너무 고마워요. 당신이 없었으면 어떻게 이 공포를 견딜 수 있었을까. 상상이 안 가. 내 마음 알죠?"라고 한 대답은 가슴을 울린다. 김씨가 간직한 결혼식 사진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하얀 원피스에 빨간 장미 부케를 들고 환하게 미소짓는 장진영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작별을 한 달 남겨둔 때였다.

김씨는 "지금은 진영과의 추억이 선명하지만 나도 사람이니 언젠가는 그 기억이 흐릿해질 것이다. 추억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 방법이 집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책을 낸 이유를 밝혔다. 또 "시한부 삶을 살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간 진영이의 열정적인 삶이 남긴 메시지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책을 읽은 후의 평가에 대해서는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혹시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책에는 가수 마야가 이들의 사랑을 위해 부른 리메이크곡 '천년의 사랑', 싱어송라이터 NY의 '왜 자꾸 눈물이' 등이 담긴 CD가 포함돼 있다.

　< 이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