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최고 스타인
이세돌(25) 9단이 휴직을 앞당겨 끝내고 새해부터 바둑계로 돌아올 전망이다. 이세돌은 17일 친형이자 대리인 격인 친형 이상훈 7단을 통해 한국기원에 복직계를 제출했다.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으며 “휴직 사유였던 일신상의 문제가 해결돼 복귀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6월 휴직계를 낼 때도 이세돌을 대신해 접수했던 이상훈 7단은 이날 오후 2시 40분 일차 한국기원을 방문, 한상렬 사무총장과 면담한 후 “당사자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사무국 요원의 말에 따라 다시 이세돌을 만나고 오후 4시에 되돌아와 동생의 전문기사 복직원을 제출했다.
이세돌은 지난 4월 한국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한 뒤 5월 26일 열린 기사총회에서 자신에게 ‘모종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의안 통과에 충격을 받아 6월 26일 1년 6개월 간의 휴직서를 제출했다. 한국기원은 7월 2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랭킹 1위 기사의 휴직이라는 전례없는 사안에 대해 휴직을 받아들이되, 복직 시에는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양측의 바램이 워낙 절실해 ‘이세돌 복귀’는 사실상 결정됐다는 게 바둑계의 분위기다. 한국기원 한상렬 사무총장은 이상훈 7단과 만난 자리에서 “적극 환영한다.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고, 이상훈 7단 역시 “세돌이가 빨리 대국을 재개하고 싶어한다. 우리도 마음이 급하다”고 솔직히 속내를 드러냈다.
이세돌이 복귀를 앞당긴 데는 여러 이유가 작용했다. 첫째는 국내 극성 팬들의 압력. 한국바둑이 최근 중국에 다소 밀리면서 세계적 강자인 이세돌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여론이 들끓었고, 이것이 한국기원과 이세돌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세돌 개인적으로도 승부를 떠난 허전함, 공식전을 못치름으로써 발생하는 수입 저하 등 현실적 문제를 고민해왔다는 소문이다.
이세돌은 휴직 돌입 시점 국내외 3관왕이었으나 6개월 사이 그 모두를 잃었다. 새해 1월 15일부터는 우승상금 3억원 짜리 국제대회인 제2회 비씨카드배도 시작된다. 또한 세계 1인자 라이벌인 중국 구리(古力·25)와의 10번기(番棋)가 중국 쪽에 의해 추진되다가 휴직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세돌은 휴직에 들어가면서 ?한국기원의 중국리그 출전기사에 대한 10% 수수료 징수 ?기보저작권 서명 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었지만 적절한 선에서 양보할 뜻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둑계에선 내년 1월 8일 열릴 한국기원 이사회 직후부터 이세돌의 활동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6월 말 1년 반 기한으로 바둑계를 떠났던 이세돌은 당초 예정보다 1년 가량 빨리 바둑판 앞으로 돌아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