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 서울종합예술학교서 '연기자의 자세' 특강

"작품성과 흥행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죠. 어느 한쪽이 없다면 화폐로 가치가 없듯이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대중의 관심으로 먹고 사는 전문 배우라면 솔직히 흥행성을 아예 배제하면 안 되겠죠."

영화배우 이정재가 작품의 상업성과 예술성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털어놓았다. 이정재는 지난 16일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예술학부와 방송연예영상학부 재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가진 '연기자의 자세'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이정재는 "옛날에는 흥행이 되지 않아도 내 연기가 만족스러웠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대중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작품에 대해 배우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별한 연기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는 "초창기에는 주어진 배역이나 캐릭터와 비슷한 이미지나 영화를 찾아 봤으나 비주얼적 임팩트가 커서 무의식적인 모방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책 등 활자로 주로 연구한다. 세계적인 연주자들도 매일 연습하듯이 연기자는 평생 공부하는 것이 숙명"이라고 덧붙였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99학번으로 늦깎이 입학한 이정재는 2008년 동대학원에서 본인 출연작인 '영화 태풍의 강세종 역할에 대한 연기 접근방법 연구'를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정재는 1995년 '모래시계'에서 과묵하고 충직한 보디가드 '백재희'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으른 뒤 드라마 '느낌' '달팽이' '백야 3.98' '에어시티', 영화 '불새' '태양은 없다' '정사' '태풍' '1724 기방난동사건' 등에 출연했다.

한편 서울종합예술학교 김민성 이사장은 "앞으로도 서울종합예술학교의 대중예술 특성화 취지에 맞게 연예계 각 분야에서 활약중인 명사들의 특강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