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뱅킹 ABC

중고차 매매상 김모(52)씨는 사무실 밖에서 중고차를 사고판 대금이 입금됐는지 확인하는 일이 잦다. 예전엔 휴대전화로 텔레뱅킹(전화를 이용한 은행 거래)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이젠 휴대전화 모바일 뱅킹(휴대전화 인터넷을 이용한 은행 거래)을 이용해서 확인을 하고 있다. 휴대전화로 텔레뱅킹에 접속하는 경우 통화료만 한 통화에 580~800원이 나온다. 하지만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계좌조회만 하면 한 달 사용료 800~1000원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시장상인들도 모바일 뱅킹 가입자가 많다. 예전엔 은행에 가려면 가게를 이웃 상인에게 부탁해야 하지만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면 앉아서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45)씨는 작년 초 아파트를 사면서 토요일 오후에 계약금 1억5000만원을 부동산 중개소 현장에서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집 파는 사람 통장에 이체했다.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면 거액의 수표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현장에서 이체 여부를 바로 확인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현재 모바일 뱅킹 가입자 숫자는 1065만명. 1년 전(787만명)에 비해 35.3%나 늘었다. 모바일 뱅킹 이용 건수도 3분기(7~9월) 중 187만 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04만건)에 비해 79.8%나 급증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입 절차나 이용 방법이 어려워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 뱅킹 가입과 사용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모바일 뱅킹 가입방법

모바일 뱅킹에 가입하기 위해선 우선 은행 지점을 방문해 '전자금융이용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때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 사용 신청을 같이 해야 하고, 모바일 뱅킹용 비밀번호(6~8자리 숫자)를 등록해야 한다.

만약 이미 인터넷 뱅킹에 가입이 돼 있다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은행 홈페이지에서 모바일 뱅킹에 바로 가입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서 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방법으로 가입할 수도 있다.

예전엔 은행 지점을 방문해서 모바일 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칩(chip)을 별도로 받아 휴대전화에 끼워 넣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통신사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할 때 장착한 유심(USIM) 칩을 이용하거나 휴대전화에 모바일 뱅킹용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한 버추얼머신(가상환경)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입할 때 칩을 새로 끼우는 불편함은 사라졌다.

모바일 뱅킹에 가입하면 자신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가 수신되며, 문자메시지를 클릭하고 모바일 뱅킹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한 후 접속하면 바로 이용 가능하다. 한편 유심 칩을 이용하면 하나의 휴대전화에 17개 은행 100개의 계좌 정보와 현금카드 서비스를 넣어 사용하는 '유비터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뱅킹 100% 활용하기

모바일 뱅킹은 '내 손안의 은행'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만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동 중에 사용할 수 있고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통장 잔액을 확인하는 경우 은행 ATM(입출금자동화기기)을 찾아가서 카드를 넣을 필요 없이 바로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확인 가능하다.

주말에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경우 미리 거액의 수표를 준비할 필요 없이 상대방의 계좌에 입금을 해 줄 수도 있다. 외근이 잦은 영업사원이나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상인들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수수료도 저렴하다. 타행 계좌이체 수수료의 경우 은행 마감 후 ATM을 이용하는 경우 800~1600원이지만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경우 대부분 은행이 500원을 받고 있다. 그마저도 모바일 뱅킹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 주고 있다. 다만 월 800~1000원의 서비스 이용료를 내야 한다. 때문에 모바일 뱅킹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엔 굳이 서비스를 신청할 필요는 없다.

현금카드가 없어도 휴대전화만 가지고 ATM에서 출금이 가능하는 등 모바일 뱅킹만의 독특한 서비스도 있다.

◆모바일 뱅킹 보안은 어떻게 지키나

모바일 뱅킹으로 돈을 이체하려면 모바일 뱅킹 비밀번호, 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 세 종류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야 한다. ATM을 이용하는 경우 계좌 비밀번호만 알고 있어야 하는 것보다 더 보안이 철저하다.

또 잘못된 모바일 뱅킹 비밀번호를 5차례 정도 넣으면 접속이 불가능하고 지점을 찾아야만 접속 금지를 풀 수 있다.

휴대전화망을 이용해 암호화해서 정보가 이동하므로 오히려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망에 비해 해킹의 위험도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