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분쟁(紛爭)지역

〈제4보〉(43~54)=추쥔은 17일 중국 상하이(上海)서 끝난 제14회 삼성화재배 결승서 동갑내기 중국 기사 쿵제(孔杰)에게 0대2로 패배, 사상 100번째 세계 타이틀의 주인이 될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이창호 등 세계적 스타들을 제치고 생애 처음 차지한 세계 대회 준우승이다. 지구촌 최강자 그룹의 일원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

43으로 서둘러 한 칸을 뛰었지만 44로 상변 백이 잘 발효된 찐빵처럼 부풀고 있다. 그렇다면 43으로 '가'로 어깨 짚는 더 강력한 삭감 수단은 어땠을까. 그것이 참고1도인데, 하지만 10에 끊기고 보면 좌우 두 곳 중 한쪽은 피해를 면하기 어렵다. 백 역시 44로 참고2도 1까지 더욱 강력한 저지선을 치고 싶지만 욕심이다. 43과 44는 피차 정수 교환이었다는 얘기.

45의 급공도 일리 있는 작전이다. 이 수로는 51에 붙여 근거부터 빼앗고 싶지만 백도 52, 54를 선수한 뒤 '나'로 하변에 터를 장만할 것이다. 48과 50으로 이쪽 저쪽 붙이면서 우하귀에 패(覇) 형태가 발생했다. 이 일대는 이 바둑이 끝날 때까지 화약고(火藥庫) 역할을 하면서 최대 분쟁지역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창호 추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