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바둑계 '16세 박정환 천하'

16세 소년 박정환이 해 바뀜을 10여일 앞둔 연말 바둑계를 강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제물은 번번이 김지석(20)이다. 올해 기록 4개 전 부문(다승·승률·연승·최다 대국) 석권이 확정된 '2009년의 영웅' 바로 그 김지석 맞다.

지난주 둘은 세 차례 격돌해 세 번 모두 박정환이 승리했다. 박정환은 15일 벌어진 제14기 천원전 결승 5번기 1국서 백 불계승, 기선을 잡더니 17일의 2국에선 흑으로 1집 반을 이겼다. 뒤이어 19일 밤 벌어진 제5기 원익배 십단전 준결승서도 김지석은 박정환의 올가미를 벗어나지 못했다. 둘 간의 통산 전적도 6대2로 크게 벌어져 버렸다.

국내 타이틀 역사상 최연소 결승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번 천원전 3국은 23일 벌어진다. 김지석이 3연승 하지 않는 한 박정환은 올 연초 따낸 원익배를 포함해 당당 2관왕이 된다. 원익배에선 강유택을 따돌린 이창호를 상대로 결승 3번기(1월 7일 시작)를 치러 2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박정환은 현재 승률 2위, 다승 4위에 12연승을 질주 중이다. 이런 페이스라면 올 시즌 최고 기록인 김지석 의 17연승을 내년 초에 넘어설 수도 있다.

반면 김지석의 화려했던 올 시즌은 골인 직전 갑자기 막아선 박정환에 의해 만신창이가 돼버렸다. 자신보다 네 살이나 어린 기사와의 대국이 거북했던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