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헬스조선 공동기획] 대사증후군 100만인 찾기 프로젝트<끝>

근무시간 중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호텔 사무실에서 이 호텔 직원 일부가 모여 혈압과 허리둘레 등을 쟀다. 이들은 서울 중구의 '찾아가는 건강클리닉'에서 실시하는 대사증후군 3차 검진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1, 2차 검진은 지난 6월과 10월에 실시됐고, 대사증후군 위험 요소가 1가지 이상인 사원이 이날 재검진을 받았다.

◆"건강상담 '엄마 잔소리'같아서 열심히 하죠"

이날 가장 좋은 결과를 기록한 사람은 재경팀 유대선(30)씨였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 복부비만이 있어 1차 검진에서 '동기부여상담군A'로 분류됐다. 유씨는 20대에 7년간 외국에 살면서 15㎏가까이 불었다. 튀김, 고기 등 지방이 많은 야식을 좋아해 평소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천할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그러다 중구 보건소 방문 검사에서 고혈압이 발견돼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유씨는 "특히 월 3~4회 건강 정보가 담긴 문자 서비스, 월 2회 운동·영양상담 등은 마치 '어머니 잔소리' 같아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만에 6㎏을 감량했다. 체지방량이 5.5㎏가 빠지고 골격근 양에는 변화가 거의 없는 이상적인 체중감량을 했다. 혈압도 118/62㎜Hg로 정상으로 돌아왔다.

◆"회사가 대사증후군 관리해줘요"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는 점심 시간이면 직원들이 휴게실에서 아령을 들고 음료수를 마시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지난 10월부터 '사원 건강 되찾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회사가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휴게실 내 간이 헬스클럽을 만든 것. 또 회사는 성동구 보건소에 의뢰해 500명의 사원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검진을 시행했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 관리가 필요한 사원과 건강 관리를 희망하는 사원 50명을 모아 '헬스 리빌딩 프로젝트팀'을 만들었다. 이 팀은 2주에 한번씩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력강화 운동, 밴드감기 운동, 절주프로그램 등 건강강좌를 듣고 개인별 운동·영양 상담을 받고 있다.

이 팀에서 가장 효과를 본 사람은 흰쌀밥에서 잡곡밥으로 바꾸고 식사량을 3분의 1로 줄여 3개월 만에 11㎏을 감량한 경영관리팀 곽순석(30) 사원이었다. 표준화팀의 이수환(37) 과장은 3개월 만에 4㎏를 감량했다. 그의 부서는 17층에 있는데 매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체중감량 비법이었다.

◆"수시로 들른 보건소 덕 좀 봤죠"

서울시 강동구 길동의 김용기(57)씨는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당뇨병을 가지고 있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하고 있는 '심각한' 대사증후군 환자였다. 하루에 담배 2갑, 술은 주 4회 평균 7잔을 마시던 그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무릎 손상이 된 이후로 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 출퇴근시 10분 정도 걷는 게 전부였다. 그러던 그는 길동주민센터 내 '건강 100세 센터'에 들러서 대사증후군 검진과 상담을 받고 난생 처음 건강 관리를 결심하게 됐다. 기름진 음식 위주의 식단을 바꾸고 술을 줄인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김씨는 허리둘레, 중성지방 등 대사증후군의 5가지 항목에 모두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각 직장 소재지에 있는 대사증후군 10개 시범 보건소에 의뢰하면 대사증후군이 있는 직원을 찾아내고 이들의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협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