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엄마 아빠 손잡고"… 가족 관람객들 줄이어

"아빠가 이렇게 엄마를 껴안는 것처럼, 조각 속의 남자와 여자가 안고 있지?" "아빠 아빠 나도 안아줘요."

성탄절인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전(展)에는 자녀와 함께 나온 가족 관람객으로 전시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이 이어졌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아빠, 오디오 가이드를 자녀와 함께 귀에 꽂고 작품을 감상하는 엄마도 많았다.

변성환(35·서울 용산구 문배동)씨는 부인과 함께 다섯 살 난 딸을 전시장에 데리고 와서 브란쿠시의 조각 '키스'를 설명해주었다. 성탄절이어서인지 가족이나 연인들은 브란쿠시의 '키스' 앞에 서서 미소를 지었다.

한향미(39)씨는 두 아들과 함께 이번 전시를 보기 위해 경북 구미에서 올라왔다. 한씨는 "아이들에게 예전에 반 고흐 전시를 보여줬더니 화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더라"면서 "어릴 때부터 좋은 그림을 많이 보여주면 그만큼 경험이 넓어져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했다. 엄마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송지우(안양동초등학교 4학년)양은 "피카소를 좋아했는데 작품을 직접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면서 "작품을 직접 보니 신기하고 생생하다"고 반가워했다.

건너편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에도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은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 도서전'의 행사로 1967년부터 시작됐으며, 그림책 원화 공모전으로는 세계 최고·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올 3월 볼로냐 현지 전시를 마친 뒤 일본을 거쳐 한국에 왔다.

전시장 입구에는 역대 전시 포스터와 그 원화들이 들어간 실제 그림책이 진열됐다. 아들과 두 딸을 데리고 온 김정희(39·경기도 분당)씨는 "아이들이 그림책을 좋아해 책 속의 원화를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전(02-521-7357~9)은 내년 3월 28일까지,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02-2106-5484)은 내년 3월 1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