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 최단기간 100만 돌파...맛깔 연기-영웅 캐릭터 매력

관객 흥분케 하는 '전우치의 힘'

최단기간 100만 돌파 … 강동원 등 스타들 맛깔 연기 - 영웅 캐릭터 매력

　'전우치'가 신기에 가까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올해 한국영화 중 개봉일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데 이어, 최단 기간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4일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해운대'의 성적을 하루 앞당긴 성적이다. 사실 '전우치' 개봉 전에 이런 초대박을 점치는 목소리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앞서 개봉된 '아바타'가 흥행 쓰나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사회 직후 산만한 이야기 구조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흥행 낙관론에 힘이 빠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평단의 예측을 뛰어넘어 관객들을 흥분케하는 것일까. '전우치'의 인기 요소를 짚어봤다.

　▶스타 군단

'해운대'와 '전우치'는 딱 한가지 닮은 점이 있다. 초호화 크레딧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범죄의 재구성'으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최동훈 감독은 자타공인 능란한 이야기꾼이다.

여기에 최감독 사단이 총출동했다. '타짜'를 통해 스크린 핫스타로 떠오른 김윤석이 모처럼 악역을 맡았고, '범죄의 재구성' '타짜'의 백윤식도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젊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카드로서 강동원< 사진> 임수정까지 포진해있다. "이중 한명만 캐스팅해도 투자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충무로 관계자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은 작품답다.

　▶배우들, 이제야 제 옷을 입었다

2003년 데뷔한 강동원은 충무로 대표 감독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이명세 감독과 '형사''M'을 찍었고, 송해성 감독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함께 했다. 필모그래피만 보면, 또래 연기자들을 능가하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할 만하다. 그러나 거장들의 호흡이 버거웠던 듯, 매 작품에서 강동원은 '2％ 부족한'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엔 180도 달랐다. 전우치라는 악동 히어로의 캐릭터를 제대로 풀어냈다. 천하의 망나니가 상황에 몰려 어쩔수 없이 영웅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맛깔스럽게 보여준 것. 모처럼 잘 맞는 옷을 입은 듯한 강동원은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누비며 누나팬들까지 사로잡고 있다. 또 오랜만에 코믹 본색을 드러낸 유해진의 맹활약은 이 영화의 최고 셀링 포인트 중 하나다. 도술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무의식 중에 개처럼 물과 술을 핥아 마시는 모습을 통해 폭소를 자아낸다.

　▶무한대의 상상력을 스크린에 펼쳐낸 힘

'전우치'라는 한국고전소설 속 영웅 캐릭터를 내세운 점이 일단 매력적이다. 족자에 갇힌 영웅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기에 '연말연시 온 가족이 함께 할 만한 영화'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흥행 돛을 달아주고 있다. 또 경쟁작인 '아바타'가 16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으로 인해 가족관객의 발걸음을 주춤하게 하는 점도 '전우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영화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볼거리가 최대 강점이다. 둔갑술이 쉴새없이 펼쳐지고, 배우들은 시종일관 날아다니면서 스펙터클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는 '전우치'가 만들어낸 136분의 볼거리가 관객들에겐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