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불 동영상'이 '3000만불 영화'로

무명 감독이 만든 300달러(약 35만원)짜리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3000만달러(약 350억원) 영화 계약'이란 잭팟을 터뜨렸다.

우루과이 영화감독 페데리코 알바레즈는 지난달 3일 유튜브(www.youtube.com)에 '패닉 어택(Panic Attack)! 2009'라는 4분48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외계 로봇과 비행체가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 나타나 도시를 마구 파괴하고,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대피하는 내용이다. 영화음악은 있으나 대사는 일절 없고 왜 외계인이 지구를 공격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다.

그러나 독특한 형상의 외계 로봇이 뿌연 안개를 헤치며 나타나 두 팔에서 불꽃을 뿜어대는 이 영상은 세계 네티즌들에 의해 조금씩 입소문을 탔다. 그러다가 미국 힙합 뮤지션 카니에 웨스트가 자신의 블로그에 이 영상을 연결시키며 반응은 폭발했다. 이 영상을 본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알바레즈 감독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결국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샘 레이미 감독은 그에게 '3000만달러 프로젝트'를 제시해 계약서를 쓰게 됐다. 현재 이 동영상 조회수는 490만을 넘었다.

30대 초반의 알바레즈 감독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목요일에 동영상을 올렸는데 그다음 월요일 내 이메일함은 소니와 유니버설스튜디오 같은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메일로 가득 찼다"며 "내가 한 유일한 일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것이었고, 이제 나는 스튜디오 시스템에서 마음대로 제작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알바레즈 감독은 인터넷사이트 'CG소사이어티'에 실사 부분 촬영에 300달러밖에 쓰지 않았다고 했으나 '패닉 어택'은 그 제작비가 믿어지지 않는 완성도를 갖고 있다. 그는 "특수효과 장면 90컷을 만드는 데 1년가량 걸렸으며, 포토샵과 글루3d, 어도비프리미어 같은 동영상 편집용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알바레즈 감독의 '3000만달러 영화'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 촬영할 SF영화가 될 예정이며, 현재 시놉시스 개발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