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반등… 모래폭풍 걷힌 중동·아프리카펀드

'두바이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잠시 휘청했던 중동·아프리카펀드 수익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동·아프리카 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일본투자 해외펀드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펀드 전문가들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이 원자재 수요 증가와 내수성장·구매력 증가 등 장기 성장 전망은 밝지만 '두바이 사태'에서 봤듯이 예상치 못하는 돌발 악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분산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잠잠해진 두바이발 모래폭풍

11월 말 두바이 국영업체인 '두바이월드'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아랍에미리트 증시는 보름 동안 26% 폭락했다. 하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난 24일 현재 두바이 사태 이전의 83% 수준까지 회복했다. 카타르나 사우디아라비아 증시도 두바이 사태 이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쿠웨이트·바레인 증시는 오히려 두바이 사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올해 90% 가까이 주가가 급등한 터키 증시는 연중 최고 수준이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이집트 등 아프리카 지역 증시는 중동 사태와 무관한 흐름을 보였다.

◆중동·아프리카펀드 수익률도 반등

두바이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중동·아프리카 지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 수익률도 회복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동아프리카펀드 12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38%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 동안 수익률은 홍콩 H주에 투자하는 중국펀드 등 신흥시장 해외펀드 대부분이 2~5%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동안 중동·아프리카펀드는 2.13%를 기록했다.

두바이 사태 이후(11월27일)로만 놓고 보면 여전히 1.61% 마이너스 수익률이지만 최근 다른 나라 증시들이 부진한 상황과 비교하면 선방 중이다. 중동·아프리카펀드는 두바이 사태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아랍에미리트 증시 편입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사태 이후 중동 아프리카 개별 펀드 수익률을 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JP모간운용의 'JP모간중동&아프리카'펀드가 플러스 수익률(4.23%)을 기록 중이고, 삼성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아라비안' 펀드도 -1.31%로 선전 중이다.

◆펀드별 수익률 차이 커 주의

연초 이후 중동·아프리카펀드 수익률은 평균 28.92%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펀드별로 수익률 차가 커서 펀드 선택에 주의가 요구된다.

펀드별로 기은SG운용의 '기은SG프론티어중동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이 36.15%로 가장 높다. 이어 'JP모간중동&아프리카펀드'가 32%를 기록 중이다. 반면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프랭클린MENA증권투자' 펀드는 마이너스 3% 수준이다. 이 같은 수익률 차이는 같은 중동·아프리카펀드이더라도 펀드마다 투자 지역과 업종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JP모간중동&아프리카 펀드의 국가별 자산배분 현황은 남아프리카공화국(56.3%)이 가장 높고, 터키(16.1%)·아랍에미리트(9.48%)·이집트(8.58%) 순으로 아프리카 지역 투자 비중이 높다. 업종도 금융이 37.9%, 소재와 통신업종이 각각 1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프랭클린MEMA플러스펀드'는 쿠웨이트(29.4%)·카타르(27.3%)·이집트(21.4%)·아랍에미리트(14.48%) 순으로 상대적으로 중동지역 투자비중이 높다. 업종도 은행·건설이 절반(44%)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 MENA증권투자' 펀드도 중동 지역(카타르 21.0%, 오만 20.0%, 아랍에미리트 15%)이 높은 편이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오일 가격 상승으로 악영향을 받게 되는 다른 나라 증시와 낮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 효율적인 분산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하지만 투자 비중이 전체 펀드 자산의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