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증시 출발 산뜻… "외국인 주도로 1800~1900선 갈 것"

 

2010년 증시 첫 개장일, 한국 증시가 산뜻하게 출발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작년 연말 대비 0.79%(13.37포인트) 오른 1696.14로 마감했다. 작년 한해 사상최대치인 32조4000억원을 사들이며 증시 급등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새해 첫날부터 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세(매수에서 매도를 뺀 것)를 보였다.

주식투자자들은 새해 증시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현재 증권사들의 올해 코스피지수 전망치 상단은 1800~1900 정도이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 호재가 생길 경우 외국인 자금이 밀려들면서 다시한번 급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주요 국가들의 출구전략(금리인상을 통한 시중유동성 축소) 시행 여부와 미국 경제의 상업용 부동산 부실 문제, 상장기업 이익증가세 둔화, 그리고 작년 증시 급등에 따른 '짝수해 징크스(짝수해에는 증시가 하락하는 현상)' 등 안심할 수 없는 요소 역시 많다. 올해 증시를 좌지우지할 변수는 무엇일까.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으로부터 올해 증시 전망과 가장 큰 변수를 설문조사했다.

① 외국인 주도 증시에선 MSCI 선진국 지수 효과에 주목해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식형펀드를 찾아가려는 환매(자금인출)행렬은 지속될 전망이다. 결국 증시를 떠받쳐줄 것은 외국인들이라는 얘기다. 올해도 외국인 매수가 이어질지 여부가 올 증시를 판가름지을 전망이다.

최대의 변수가 될 이벤트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다. MSCI지수는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작성,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이 지수를 따라 운용하는 펀드 규모만 약 3조5000억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선진국 지수 편입이 예상됐으나, 마지막 순간에 불발됐으며, 올 6월에 최종 발표가 날 예정이다. 작년 9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 지수 편입을 전후해 외국인들은 15조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KB투자증권 김철범 리서치센터장은 "FTSE 선진지수보다 MSCI 선진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펀드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큰 대형우량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는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②중앙은행의 입을 주시하라

세계 경제는 회복세다. 작년 말 두바이 최대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채무불이행 사태에 따른 '두바이사태'가 일어나긴 했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경기가 좋아지는 추세. 다만 여기서 '변수'가 생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중국 등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출구전략' 시행 여부다. 출구전략이란 이제 경기가 나아지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비상상황을 맞아 풀어놓았던 돈을 다시 거둬들이는 정책. 시기를 잘못 선택하면 세계 경제가 다시한번 출렁일 수 있고, 주가도 크게 불안해질 수 있다. 특히, 작년 말부터 부동산 버블(거품) 차단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고강도 출구전략을 실행할 경우 세계경제 회복의 든든한 버팀목인 중국 소비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는 1~2분기 중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우증권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부터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 국내 증시는 1~2분기 사이에 고점을 찍고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③수출주 움직임은 달러화에 달렸다

작년처럼 미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지 여부도 변수다. 작년처럼 달러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자금의 국내증시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증시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달러 약세는 곧 원화 강세를 의미하기 때문에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증시 수출주에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국가 위기설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수년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