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1000만이 보인다
입력 : 2010.01.07 05:45
5일까지 704만명 관객… 외화 최고흥행 눈앞
일부 혹평에도 암표상 등장 "혁명적 3D영상, 시선 못떼"
캐머런 감독의 12년 열정 "영화사에 한획 그은 작품"
'탐욕스런 악당과 순박한 의인의 대결'이란 단순한 스토리, 이런저런 영화들을 조합해놓은 듯한 연출이란 일부 혹평에도 불구하고 아바타는 주말 하루 50만~60만명, 평일 20만명 내외의 폭발적인 흥행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서울에 25.8㎝ 폭설이 쏟아진 월요일(4일)에도 15만8000명이 이 영화를 보러 갔다. 지난 주말 일부 극장에서는 '아바타 암표상'까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을 수집하기 위해, 지난 4·5일 이틀간 조선일보 직원들을 상대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벌였다. 총응답자는 190명으로, 이 가운데 49%인 93명이 "아바타를 봤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매긴 점수(5점 만점)의 평균은 4.2점으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6일 현재 네이버 이용자들이 매긴 아바타 평점은 9.22점(10점 만점)이다.
◆한시도 시선 뗄 수 없었다
아바타를 본 사람들 중 61%가 "3D로 관람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는 2D 디지털로 영화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2D로 본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3D 티켓은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서"라고 했으며,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 중 일부도 "3D로 보려고 관람을 미루고 있다"고 대답했다. 최첨단 3D 기술이 '아바타 위력'의 일부임을 입증하는 셈이다. 한 응답자는 "영화 보는 내내 가슴이 벅찼다"고 극찬했다. 나머지 응답자도 대부분 영화를 호평했다. 아바타를 높이 평가한 사람들은 쉴 틈 없이 제공되는 볼거리와 탄탄한 연출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혁명적인 영상과 오밀조밀한 구성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한시도 시선을 뗄 수 없는 CG", "단 한 순간도 느슨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전 세계 영상 소비자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거의 모든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를 망라했다"는 평이 나왔다.
뻔한 스토리이지만 오락영화로서 높은 점수를 준다는 의견도 꽤 많았다. "현실 도피라는 엔터테인먼트 역할의 최대치", "꿈과 환상을 맛보게 하는 영화 목적에 부합한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편안하게 머리를 비우기에 적합하다"는 의견이었다.
이 밖에 "조만간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되면 한국 게임산업에 상당한 충격이 될 듯", "고3인 딸과 40대 중반 아내, 40대 후반인 나의 영화 기호가 다른데도 만장일치로 만족했다", "영화가 아니라 '아바타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이란 반응도 있었다. "단연코 아이맥스 3D로 봐야 제맛"이라는 의견과 "아이맥스에서 보고 싶었으나 일찌감치 표가 매진됐다"는 응답이 동시에 나왔다.
◆기대보다 별로였다
반면 불만을 표한 사람들은 포카혼타스, 늑대와 춤을, 매트릭스, 원령공주 등을 섞어놓은 듯한 진부함을 지적했다. 여전히 특수안경을 끼고 봐야 하는 3D의 불편함도 문제였다. 그러나 좌석에 대해서는 "앞자리에서 2시간40분짜리 3D를 보는 것은 고역"이란 의견과 "기왕이면 앞에서 4, 5번째 줄에서 봐야 제격"이란 의견이 엇갈렸다. "중반까지는 지루해서 졸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평점 1점도 아깝다"는 혹평도 있었다. 이 응답자는 "땅을 소유하려는 인간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나비족 자신들도 땅을 소유하려고 싸우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영화사에 남을 작품
영화계에서는 아바타가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작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은 "3D 기술을 그처럼 업그레이드했다는 것과 '타이타닉' 이후 12년간 아바타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캐머런 감독의 열정과 뚝심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3D 전문업체 스테레오픽쳐스코리아의 성영석 대표는 "그간 한국에선 3D를 테마파크용 영상으로 생각했으나 아바타는 영화로서의 보편화를 제시한 첫번째 작품"이라며 "세계 영화산업은 강력한 차세대 툴(tool)을 확보했으며,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질적 3D 영화의 효시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