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치솟는 유가·금값… 원자재펀드'호호(好好)'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와 이상 한파(寒波)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주요 원자재 가격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상품가격 급등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원자재 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2010년에도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전날보다 1.41달러 오른 배럴당 83.18달러를 기록하며 10일(거래일 기준) 연속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0월 8일(86.59달러) 이후 15개월 만의 최고다. 또 WTI가 10일 연속 상승한 것은 1996년 2월 이후 최장 상승 기록이다. 런던상품거래소 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31달러 오른 배럴당 81.89달러로 마감했다.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금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7.8달러(1.6%) 오른 온스당 1136.5달러로 마감했고, 은 선물 가격은 2.1% 급등했다. 구리는 파운드당 8.15센트(2.4%) 오른 3.4775달러를 기록해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구리는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최근 2주 동안 12% 급등했다. 지난달 주요 생산지를 강타한 폭설로 생산량 감소 우려가 제기된 옥수수는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CRB지수(17개 원자재 선물가격을 지수화한 지표)는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경제가 원기를 회복해 원자재 수요가 환율 영향(일시적 달러 강세)을 이겨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값을 제외하고는 달러화 움직임과 상관없이 원자재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 상품가격 급등 덕분에 국내 원자재펀드 수익률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48개 원자재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는 올 들어서만 평균 2.47% 상승했다. '슈로더이머징마켓커머더티펀드'는 최근 1주일(6일 기준) 사이 4%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동양종금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상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원자재펀드 쪽이 다른 자산에 비해 유망하다"고 말했다. 다만 출구전략(금리인상)이 예상보다 급격하게 진행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삼성증권 조완제 펀드애널리스트는 "수익성 측면에서 원자재시장 전체를 포함하는 펀드보다는 개별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