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 기자의 연예가 클로즈업] 스타 애정공식

'화려함만을 추구할 것 같은 주연급 배우와 털털하고 소박한 외모가 어울리는 조연배우의 만남.'

연인 사이를 인정한 김혜수와 유해진을 두고 네티즌들이 평가하는 말인데요. 흔한 악플 대신 이들한테는 유독 '잘 어울린다' '보기 좋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지난해 연인관계로 발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가수 장윤정과 노홍철 커플 탄생 때의 반응과는 전혀 딴판입니다. 또 공식 연인관계를 인정한 뒤 찬사가 쏟아진 장동건 고소영 커플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장윤정 노홍철의 경우는 서로 매치되지 않을 것같은 평소 스타일이나 이미지가 작용해 반감을 샀다면, 장동건 고소영은 인기로 보나 외모로 보나 서로 꿀릴 게(?) 없는'연예계 최고 선남선녀'란 점에서 긍정적인 시선을 받았습니다.

김혜수-유해진의 경우는 장윤정-노홍철과도 다르고 장동건-고소영 커플과도 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1년 사이 공식 연인관계를 인정한 이들 세 커플은 모두 '열애는 인정하나 결혼 여부는 결정한 바 없음'이군요.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연인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주위에 비쳐지는 표정이나 행보로 판단해보면 필시 결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커보입니다.

아무튼 새해벽두 김혜수-유해진 커플이 탄생하면서 스타연예인들의 애정공식에 대한 관심도 새삼 증폭되고 있습니다. 스타커플이 탄생할 때마다 이름이 거론되는 최수종-하희라 부부나 차인표-신애라, 이재룡-유호정 등의 경우처럼 이들도 예외없이 작품을 함께 하면서 인연이 닿았습니다.

김혜수-유해진은 지난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에 함께 출연한 뒤 인연을 맺었고 이후 '타짜'(2006) 등을 찍으며 호감을 갖는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2년전 불거진 두 사람의 열애설도 알고보면 그 인연의 고리가 '타짜' 출연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게 정설입니다. 지난해 결혼한 송윤아-설경구 커플은 2002년 영화 '광복절특사'와 2006년 '사랑을 놓치다'에 출연했고, 하반기 공식연인을 선언한 장동건-고소영 역시1999년 영화 '연풍연가'를 통해 쌓은 인연으로 오랜 친분을 이어오다 결국 장래를 기약한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이 불변의 공식은 1세대 스크린 스타들인 신성일-엄앵란 커플이 탄생(64년 결혼)한 이래 반세기 가까이 변함이 없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이 또 있습니다. 당사자들이 아무리 비밀을 지키려고 해도 소문은 나게 돼있고, 시간이 흐르면 주변사람들(그것도 아주 가까운 측근인 경우가 허다함)의 입을 통해 저절로 세상에 공개된다는 사실입니다. 대체로 '소문→측근의 귀띔→열애설 증폭→일단 부인→열애확인→일부 부인 또는 시인'의 과정을 거쳐 공식 연인관계로 발전합니다. 때문에 네티즌들도 요즘엔 연예인들의 열애설이 불거지면 전개과정이나 결과를 많이 예측하는 편입니다. 애초 터무니없는 낭설만 아니라면 공식처럼 시작과 끝이 엇비슷하게 풀려가니까요.

김혜수-유해진 역시 처음엔 "확인해줄 수 없다"거나 "친한 사이지만 열애는 아니다"고 유보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네티즌들이 김혜수의 미니홈피에서 '특정인과의 열애를 암시하는 듯한 표현(I love you, one love)'을 찾아낸지 사흘만에야 연애중임을 시인했습니다.

평법하지 않아야 주목받는 시대 탓일까요. 늘 경험하는 뻔한 애정공식임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되레 이들의 조합을 신선하게 바라보는 것같습니다.

그동안 연예계에선 대체로 잘생긴 남자배우와 예쁘기만 한 여배우끼리의 만남이 많았던 탓에, 거꾸로 김혜수 유해진 처럼 외모나 스타일로는 전혀 어울릴 것같지 않은 커플에 색다른 시선을 주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엔터테인먼트팀>